[단독]‘AI 사태 폐쇄’ 서울 동물원, 100여일 만에 재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7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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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검출로 지난해 12월 문을 닫은 서울대공원 동물원과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이 이번 주 다시 문을 연다. 임시휴장 조치가 내려진 지 100여일 만이다.

서울시는 “3개월가량 진행한 정밀검사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이번 주 동물원을 30일 재개장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대공원은 AI 발생 직후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진행한 정밀검사 등에서 최종 음성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해 12월 17일 사육중인 황새 2마리가 잇따라 폐사하면서 동물원 임시휴장 조치를 내렸다. 설상가상으로 일주일 뒤인 24일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도 죽은 채 발견됐다. 당시 폐사한 조류는 모두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시는 동물원을 폐쇄하고 매뉴얼에 따라 원내 모든 조류에 대해 5주간 감염여부 관찰에 들어갔다. 정상적인 조류를 집어넣어 이상여부를 확인하는 사육실험도 3주간 실시했다.

이달 초 최종음성 판정이 내려지면서 재개장 요건을 갖췄지만, 구제역이 발목을 잡았다. 시는 결국 농림축산식품부가 구제역 위기 경보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조정한 후에야 동물원 재개장 결정을 내렸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한 달 일찍 재개장 할 수도 있었지만, 국가 위기상황인 만큼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개장 일정을 늦췄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육중인 두루미 배설물에서 저병원성 AI가 추가 발견됐지만 동물원 재개장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병원성으로 추가 감염이 나타나지 않은데다 검출장소가 격리소로 외부와 차단된 곳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그러나 AI 위기 경보단계가 여전히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조류 사육 공간은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AI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물원을 완전 개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사태가 마무리 되는대로 관람객들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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