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바코드에서 전자태그 시대로” RFID 핵심부품 안테나 국산화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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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에이테크 상반기 ‘마이 지키미’ 출시


한 중소기업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RFID(전자태그) 핵심 부품인 안테나 국산화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알앤에이테크(대표 오석언)는 최근 RFID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RF카드 인레이(Inlay)’ 등 안테나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015년 설립된 알앤에이테크는 RFID 생산 및 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RF카드 인레이 제조 전문기업이다.

인레이란 스마트카드와 단말기 간 주파수(RF) 통신을 위해 카드 내부에 삽입되는 안테나용 코일을 감아놓은 부품이다. 전자여권과 전자신분증, 운전면허증 등에 들어가는 핵심적인 부품으로 칩과 안테나, COS(Chip Operating System·스마트카드 칩과 연동하는 스마트카드의 운영체제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기술)로 구성돼 있다. RFID 태그에 탑재돼 무선 송수신을 담당하는 안테나는 판독의 정확성과 인식 거리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부품이다. RFID 태그는 현재 보편적으로 쓰고 있는 바코드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적용 범위가 상당히 넓다.

제품을 하나하나 리더기로 읽혀야 하는 불편함을 가진 바코드 방식에 비해 물류 현장 등에서 장애물의 구애 없이 정보를 인식할 수 있고 정보가 칩 안에 내장되기 때문에 훼손의 우려도 적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 RFID 태그 안테나 제조 장비를 갖춘 회사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그렇다 보니 가격이 다소 비싸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상용화가 더뎠고, 마약 관리 등 한정된 곳에만 적용돼 왔다. 이런 가운데 알앤에이테크의 신기술은 전자신분증·물류·기계부품 관리 등의 응용산업 분야에서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알앤에이테크의 안테나 신기술은 가느다란 구리선을 기판에 매립하는 ‘임베디드 와이어’ 방식으로 국내외에서 선진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송수신 감도는 높고 가격은 저렴해 공장 재고관리는 물론이고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까지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

이 회사는 RF융합기술의 극대화를 통해 전자여권과 전자주민증, NFC안테나, 무선충전, 항공물류, 택배, 의약품 관리, 자동차 부품 관리, 백화점 명품 관리 등 다양한 곳에 신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쓰는 전자여권 수요를 국내 기술로 전량 대체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향후 응용 분야도 다양하다. 명품 가방과 지갑, 옷, 시계 등의 내부에 RFID 태그를 내장하게 되면 명품 이력 관리는 물론이고 짝퉁 감별 및 도난 방지도 가능하다. 가령 지갑이 스마트폰과 일정한 거리로 떨어지게 되면 스마트 폰의 알림을 통해서 분실을 예방할 수도 있다.

앞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반려견 내장형 마이크로 칩 식별장치도 주요 공략 대상이다. 2월 22일 국회에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앞으로 내장형 RFID 마이크로 칩의 수요도 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알앤에이테크는 올해 상반기 안에 응용상품으로 RFID 칩이 내장된 동전 크기의 자그마한 ‘마이 지키미’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을 열쇠나 자동차 키, 지갑 등에 부착하거나 넣어두면 분실 걱정이 사라진다. 어린이와 치매 노인들에게 목걸이나 팔찌로 만들어 착용토록 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사는 지난해 안테나 생산 장비 일체를 독일에서 들여왔으며, 경기 부천에 전 과정을 자동화한 전용 생산 공장을 지어 양산체제도 갖췄다.

알앤에이테크의 장기 목표는 스마트카드 제작 및 개발 업체들이 그동안 사용해온 수입 인레이를 자사 제품으로 전량 교체토록 하는 것이다.

오석언 알앤에이테크 대표는 “이미 최근 삼성에 근거리무선통신(NFC)용 안테나 칩 1, 2차 샘플을 납품 완료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범위가 넓은 전자태그 제품을 개발, 생산해 국내외 시장에서 니치마켓을 공략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알앤에이테크#마이지키미#rf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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