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축산 미래, 깨끗한 농장환경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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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우리나라 축산업 생산액은 2015년 기준 19조 원으로 전체 농림업 생산액의 41%에 해당한다. 양돈의 경우 지난해 생산액이 7조7000억 원으로 추정되어 쌀 생산액 7조 원을 넘어서 처음으로 제1의 농축산물 품목으로 등극했다. 축산업이 국민의 식생활과 국가경제에 많은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의 발생, 가축 분뇨로 인한 악취와 환경오염 등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으로 이전한 일부 공공기관은 주변 축사의 악취로 인해 축산 농가와 갈등을 겪기도 했고, 귀농·귀촌인들이 축산 악취로 인해 어려움을 겪다가 도시로 돌아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답은 축산 환경 개선에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 추진 대책’을 발표했다. 축산 시설 현대화를 통해 악취를 최소화하고 방역 향상, 에너지 절감 등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4개 도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축산단지 악취 개선사업’을 전국 주요 축산단지 50곳으로 확대하고, 가축 분뇨 수거기간도 기존 1개월 이내에서 7일 이내로 줄여 악취발생을 예방할 계획이다. 축산법 개정을 통해 시군별 축산환경 개선 계획 수립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자체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가축분뇨 통합 관리 및 광역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깨끗한 축산농장’을 매년 1000곳씩 선정하고, 우수 농장에 대해서는 축사 시설 현대화 사업, 악취 개선 비용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축산 전업농 대부분을 깨끗한 농장 환경으로 바꾸어 나갈 계획이다.

국민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국민이 축산업에 기대하는 것은 양질의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만이 아니다. 축산 시설을 깨끗이 관리하고 농촌과 도시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해 나가야 우리 축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축산 환경 개선은 중앙 및 지방 정부, 유관 기관의 노력뿐만 아니라 축산 농가, 관련 단체, 학계, 시설 업체, 그리고 소비자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축산농가는 철저한 농장 관리를 통해 가축 건강을 증진하고 가축 질병 발생 가능성을 낮춤으로써 좀 더 신뢰받을 수 있는 축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소비자들은 동물 복지를 고려하여 적정한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축산 농가의 수익도 증진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깨끗한 농장 환경이 조성되어야 축산업이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미래로 도약할 수 있다.
#축산#농림축산식품부#이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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