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유격수 워스’ 실종으로 잃는 것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25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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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대니 워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대니 워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외국인타자를 빠르게 교체했다. 지난해 헥터 고메즈에 이어, 올해 대니 워스 역시 주전 유격수로 뽑았다. 그러나 개막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지금까지 워스가 유격수로 뛰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고메즈와 정반대 유형인 워스를 선택한 건 지난해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고메즈는 21홈런을 때려냈지만, ‘모 아니면 도’ 식의 타격을 하며 타율 0.283, 출루율 0.324에 그쳤다. 그렇다고 수비가 안정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25실책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워스는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홈런보다는 2루타 등의 장타를 생산하는 스타일이다. 또한 수비에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워스는 영입 당시 평가를 입증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국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 때부터 오른쪽 어깨 부위 염증에 시달리고 있다.

캠프 초반에는 정상적으로 수비훈련을 소화했으나, 이후 어깨 통증으로 인해 타격에만 나섰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가진 연습경기에서도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3경기서 타율 0.143(7타수 1안타) 1볼넷 3삼진을 기록했다. 유일한 안타가 홈런이었지만, 썩 만족스럽진 못했다. 여기에 시범경기에선 4경기 타율 0.214(14타수 3안타) 2볼넷 4삼진을 기록 중이다. 이마저도 18일 광주 KIA전이 마지막 출장이다. 어깨 통증이 심해져 통증완화 주사를 맞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워스는 센터라인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 유격수다. 키스톤 콤비의 호흡도 맞춰볼 필요가 있으나, 캠프 초반 수비훈련 이후 실전에선 전혀 손발을 맞춰보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시즌 개막 후 수비에 투입된다 해도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SK는 워스의 어깨 상태에 대해 “열흘 정도면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개막전에 맞추긴 힘든 상황이다. 수비보다 타격이 빨리 가능하다고 해도 워스를 지명타자로 쓴다면, SK의 수많은 거포들을 내보낼 자리 하나를 잃게 된다.

워스는 유격수로 나서야 하는 선수다. 타격면에선 SK의 다른 지명타자 후보군보다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고메즈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뽑은 워스가 출발부터 SK의 고민거리가 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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