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젠고 깬 박정환, 3연승 초대 챔피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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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바둑챔피언십 3국 中대표 꺾어… 25개월만에 세계대회 우승
딥젠고는 1승 2패로 3위

한국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이 바둑 인공지능(AI)이 참석한 첫 국제대회에서 중국 일본 대표를 누르고 우승했다.

박 9단은 23일 일본 오사카(大阪) 일본기원 간사이총본부에서 펼쳐진 월드바둑챔피언십 3회전에서 중국 대표인 미위팅 9단을 190수 만에 불계승으로 이기며 초대 우승자가 됐다. 백을 잡은 박 9단은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으며 안정적인 운용으로 완승을 거뒀다. 박 9단은 시상식에서 “대국 내용이 안 좋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둬서 이길 수 있었다”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박 9단은 이번 승리로 2015년 2월 LG배 기왕전 우승 이후 2년 1개월 만에 세계대회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000만 엔(약 3억 원)이다. 중국 랭킹 2위인 미위팅 9단은 2승 1패로 준우승했으며 상금 1000만 엔(약 1억 원)을 받았다.

한편 ‘알파고 타도’를 외치며 일본이 야심 차게 선보인 바둑 AI 딥젠고는 이날 일본 대표인 이야마 유타 9단에게 235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며 3위를 차지했다. 이야마 9단은 3패로 4위가 됐다. 딥젠고는 이날 막판까지 안정적인 경기 운용 실력을 보였다. 초중반을 주도하고도 종반에 무기력하게 실수를 연발하며 무너졌던 1, 2차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딥젠고는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드왕고의 지원 아래 바둑 소프트웨어 개발자, 도쿄대 연구진 등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바둑 AI다. 한국 중국 대표에게 지고 일본 대표에게만 이긴 걸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일본 바둑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등 자조적인 글이 쏟아졌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박정환 9단#딥젠고#바둑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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