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위에 아무도 없다” 고서치 잇단 ‘소신 발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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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준청문회서 트럼프 우회 비판도… NYT “독립적 대법관 각인 노력”


“법 위에 아무도 없습니다.”

닐 고서치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는 21일(현지 시간)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자신을 지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결이 다른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사법부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연방대법관이 공정한 판결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불식하고 인준을 받아내기 위한 전략이다.

청문회 초반 “당신을 지명한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너무 쉬운 질문(soft ball)이다. 미국에는 공화당 판사도, 민주당 판사도 없다”고 말했다. 판사로서 “거수기용 ‘고무도장’이 아닌 의사봉을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1973년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다면 어떻게 행동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더 듣지 않고) 방을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서치는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누구든 연방법원 판사의 진정성과 의도를 비판한다면 사기를 꺾는 것”이라며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뒤집은 판사를 ‘정치적’이라고 비판한 트럼프를 겨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고서치가 “상원과 미국 시민에게 자신이 공정하고 독립적인 대법관이 될 수 있다고 안심시키려 했다”고 평가했다.

고서치가 대통령의 사법부 비판에 대해 청문회에서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한 지 몇 시간 후 트럼프는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행사에서 2차 반이민 행정명령 효력을 정지한 판사들을 다시 비판했다. 트럼프는 “내가 판사를 비판하면 안 된다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판사들을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고서치#트럼프#인준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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