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김형수]키리졸브 훈련의 진정한 성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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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선문대 안보연구소장
김형수 선문대 안보연구소장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한미 연합 키리졸브가 최근 끝났다. 이번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훨씬 더 강화된 수준으로,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었던 훈련이었다. 또한 한국 방위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확고한 정책을 확인할 수 있었고, 향후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대응 수준을 가늠해 보는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키리졸브의 또 다른 의의는 한국 합참 주도하에 연습계획수립과 대항군 운용, 사후 강평회의 계획 등이 이뤄져 우리 군의 능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한 연습 기간 중 한미 양국군 수뇌부가 자국 군의 명예를 걸고 열띤 토론을 벌임으로써, 서로 논쟁과 설득을 통해 동일한 상황 인식을 갖게 됐고, 자연스럽게 소통도 이룰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미 간에 서로의 능력을 인식하게 되었고, 한미동맹은 공식적 문서 합의도 중요하지만 양국의 굳건한 신뢰와 믿음이 더욱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진정한 동맹이 유지될 수 있다는 상호호혜 원칙처럼 한국군이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미국과의 동맹도 발전시켜 나가기 어렵다.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성과 있는 훈련이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과 다음 달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동아시아 및 한반도 대외정책이 확정될 것이며 이에 따라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의 대외정책 결정에서 현지 군지휘관 및 정부 관리들의 의견이 존중되어 왔던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 연습의 외교적 성과도 적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군사훈련 못지않게 사람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 각료로는 처음으로 해외순방에 나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방한했을 때 40여 년 전 포항상륙훈련 시 만났던 한 한국 군인과의 인연을 소개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도 개인적인 인연을 중시한다고 하니 정부 각료는 물론 민간외교 차원에서도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부디 이번 훈련에서 다져진 대비태세를 바탕으로 한 치의 빈틈도 없는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형수 선문대 안보연구소장
#도널드 트럼프#키리졸브#렉스 틸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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