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올려도 이동 선박에 싣는게 난제… 목포신항 옮기는데 최소 2주일 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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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과제-향후 일정
정부, 인양예산 1020억 투입


세월호 선체 인양은 이제 겨우 첫발을 떼었을 뿐이다. 바다 한가운데서 진행되는 인양 작업의 특성상 어떤 돌발 변수가 발생할지 예측이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가 선체를 목포신항에 안전하게 이동시키기 전까지 섣부르게 인양에 성공했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이 완료되려면 최소 2주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선체 안전을 위해 작업 속도를 조절하면 소요 기간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날씨다. 특히 물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올릴 때까지 현재의 기상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가 생각하는 최소 조건은 바람과 파도가 각각 초속 10m, 높이 1.5m 이하로 유지되는 것이다. 기상 변화는 그나마 예측이 가능하지만 너울성 파도는 예측이 쉽지 않다. 해수부는 지난해 마라도 남단에 관측 장비를 설치하는 등 먼바다에서 몰려오는 너울성 파도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는 바지선에 단단히 고정된 뒤 약 1.5km 떨어진 곳에 정박 중인 반잠수식 선박까지 옮겨진다.

인양의 두 번째 고비는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올리는 과정이다. 반잠수식 선박의 선체 길이는 216.7m에 달하지만 선체를 올릴 공간은 160m 안팎이다. 세월호 길이(145.6m)와 큰 차이가 없다. 세월호 선체 앞뒤로 여유 공간이 많지 않다. 인양 뒤 세월호 선체 정리를 맡게 될 코리아샐비지 류찬열 대표는 “한 몸으로 엮인 바지선 2척과 세월호를 조류의 영향을 받고 있는 반잠수식 선박 위로 정확하게 올리는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면 위로 완전히 올라와 물을 빼낸 세월호는 목포신항으로 옮겨진다. 이동 구간은 진도군 가사도∼신안군 율도∼신안군 불무기도∼신안군 달리도∼목포신항까지 107km 거리다. 세월호가 거치될 목포신항만 철재부두 넓이는 9만 m²(약 2만7000평)다. 이 가운데 세월호가 거치될 공간은 3만 m²(약 9000평)이다. 해수부는 철재부두가 세월호 무게를 버틸 수 있는지 실험한 결과 충분하다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미수습자 유해를 찾기 위한 선체 수색 과정이다. 세월호 객실과 복도의 벽은 대부분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져 있다. 왼쪽으로 누운 세월호 내부를 수색할 때는 이 벽을 밟고 움직여야 한다. 복도 폭은 약 1.2m에 불과하다. 자칫 선체 내부가 붕괴될 우려도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세월호의 객실 부분을 떼어 내 바로 세운 뒤 수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정부는 미수습자 유해가 선체를 빠져나왔을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 현재 세월호 주변엔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의 유실방지 펜스가 설치돼 있다. 장기욱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 인양추진과장은 “세월호를 인양한 뒤 잠수부 2명이 펜스 안을 1m 간격으로 왕복하며 수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세월호 인양에 예산 1020억 원을 투입한다. 2015년 상하이샐비지와 851억 원에 계약했고, 65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1951년 설립된 상하이샐비지는 전문인력 1400여 명을 보유한 구난 전문 업체다. 2015년 입찰 당시 1900건 이상의 선박 구조 작업에 참여한 경력을 앞세워 인양 사업자로 선정됐다. 2015년 7월에는 중국 양쯔(揚子) 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 인양 작업에도 참여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세월호#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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