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LPGA 떨고 있니? 코리안 군단, 초반부터 돌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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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승 사냥 ‘순풍’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들이 ‘신구조화’를 앞세워 역대 시즌 최다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한국인 선수들은 9승을 합작해 3년 연속(2013∼2015년) 이어오던 시즌 10승 이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2017년에는 2015년에 기록한 역대 한국인 선수 최다승(15승)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미 한국인 선수들은 20일 끝난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까지 시즌 5개 대회에서 3승(장하나 양희영 박인비)을 휩쓸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이번 시즌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는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들쭉날쭉했던 ‘베테랑’ 박인비(29·KB금융그룹)가 기량을 회복한 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정복하고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 ‘대형 신인’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다승 사냥에 합세했기 때문이다.

박인비

박인비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우승을 통해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왼 손가락 치료에 매달렸던 그는 2월 혼다 타일랜드(공동 25위)에서 6개월 만에 투어에 복귀했다. 복귀전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박인비는 두 번째 참가한 대회인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5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이후 1년 4개월 만에 통산 18승째를 달성한 것이다. 이 대회 4라운드에서 박인비는 퍼팅 수를 27개까지 떨어뜨리고, 7.5m 이상의 버디 퍼팅도 세 차례나 성공시키는 등 ‘컴퓨터 퍼팅’ 능력을 과시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박인비가 부상 공백에도 2개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자신감 있는 퍼팅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본격적으로 훈련을 재개한 박인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주니어 시절 때처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맞춤형 스윙으로 샷이 왼쪽으로 밀리던 문제도 바로잡았다. 그는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테니스, 배드민턴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비는 “집에 있는 우승 트로피에 얽힌 추억은 모두 지우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박성현

박성현은 지난해 KLPGA투어에서 7승을 올린 여세를 몰아 이번 시즌 LPGA투어 정복에 나섰다. 박성현의 데뷔를 앞두고 LPGA투어는 공식 홈페이지에 박성현을 소개하는 동영상까지 게재하며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박성현을 ‘2017년에 주목할 만한 남녀 골프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한 미국 골프채널은 “박성현은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지난해 유일하게 LPGA투어에서 꾸준히 활약하지 않은 선수다. 한국투어 상금왕 출신이다. LPGA투어에 7차례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상금 70만 달러(약 8억 원)를 벌어 2017시즌 출전권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박성현은 “내 꿈을 향해 다가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멀리 보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 기본적인 목표는 시즌 1승과 신인왕이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LPGA투어 정회원 데뷔전이었던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3위를 차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그는 모든 라운드에서 68타를 치는 등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박성현은 “15위 이내 입상을 목표로 했던 데뷔전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멀리까지 방문 응원을 와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현이 이번 시즌 신인왕의 목표를 달성할 경우 한국인 선수들은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에 이어 3년 연속 신인왕을 석권하게 된다.

전인지

지난해 신인왕과 함께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까지 거머쥐며 성공적으로 LPGA투어에 연착륙 한 전인지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체력 강화와 함께 쇼트게임 위주로 경기 감각 회복에 집중했다. 그는 이번 시즌 첫 출전 대회인 혼다 타일랜드 대회를 공동 4위로 마치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전인지는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운 좋게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비시즌 동안 훈련 기간은 짧았지만 몸이 잘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KLPGA투어 2017시즌 개막전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효주(롯데)와 허리 부상으로 1년 넘도록 무관에 그친 최나연(SK텔레콤)도 올해 LPGA투어에서 승전보를 울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 선수 중 최다인 3승을 올린 장하나(BC카드)와 2승을 거둔 김세영(미래에셋), 유소연 등도 안정된 페이스를 앞세워 승수 쌓기에 나선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골프#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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