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미국 금리인상 궤도에 올라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전문가에게 듣는 금리 상승기의 대출-재테크 전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7년의 ‘제로 금리’를 탈출한 2015년 12월에 이어 3번째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인
상 당시 올해 3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국내 투자 시장의 반응은 비교
적 덤덤하다. 하지만 대출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호소하는 이도 적지 않다. 금
리 상승 기조에 적합한 투자 상품을 알아보는 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로부터 미
국 기준금리 상승이 국내 재테크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투자 전략을 들어봤다.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대출 기간 고려해야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금리 인상이 부담스럽다. 이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의 비중은 71.6%에 달한다. 가령 주택담보대출로 2억 원을 빌렸다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연 200만 원의 이자를 추가로 더 부담해야 한다.

일부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로 갈아탈 것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는 고정금리 상품이 변동금리 상품보다 0.5%가량 금리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향후 2, 3년 안에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역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대출 기간과 중도상환수수료를 먼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이진원 IBK기업은행 개봉북지점 VM팀장은 “3년 이내 대출상품이라면 당장은 고정금리 상품 금리가 더 높고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내야 하므로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5년 이상의 장기대출은 고정금리가 유리하다. 신규 대출 역시 5년 이상일 경우에는 고정금리 상품을 알아보는 게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창석 신한은행 신한PWM일산센터 부지점장은 “만기가 5∼7년이라면 고정금리 상품이 적당하지만 10년을 넘는 장기간을 고정금리로 이용하는 것은 향후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기라고 할지라도 목돈을 예금에 묻어두는 것은 큰 이익을 보기 어렵다. 하지만 노후자금인 퇴직금 등을 공격적인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조현수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자산관리컨설팅팀장은 “목돈을 예치하고 바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즉시연금은 비과세 혜택과 상속세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 한국 증시에 긍정적


한국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적 불안이 감소되는 등 증시 불확실성도 걷히고 있다. 여기에다 수년간 주가가 일정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는 ‘박스피(박스권+코스피)’ 현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미국 연준이 15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코스피는 1.13%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3% 가까이 뛰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 50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지수도 상승세를 보였으나 코스피 상승률보다 낮았다. 미국과 일본, 브라질 등은 같은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주식시장을 전체적으로 비교하면 한국 증시의 상승세는 약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완만하게 인상되는 것이 증시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정희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PB팀장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건 기본적으로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유럽, 신흥국으로 퍼져가는 ‘낙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는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대형주 주가가 먼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하는 정보통신(IT) 업종을 비롯해 경기 회복기에 먼저 반응하는 철강 화학 중공업 등 중후장대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 김대영 신한금융투자 신한PWM강남대로센터장은 “장치산업 중에서도 ‘4차산업혁명’과 연결고리를 가진 회사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펀드 같은 간접투자 상품 위주의 투자자들도 주식형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지난해 채권형 펀드가 많은 수익을 냈다면 올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수익률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경미 NH투자증권 올림픽WM센터 차장은 “주식형펀드 투자가 망설여진다면 기준금리가 떨어지는 신흥국이나 채권 만기가 짧은 단기채 위주로 구성된 상품을 고려해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창규 kyu@donga.com·이건혁 기자
#금리인상#금리#재테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