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아이의 감정 공감해주고 대화 유도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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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초등생 ‘분리불안’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 아이는 낯선 이를 보고 벌떡 일어나 손을 배에 모으고는 “안녕하세요”라고 정중하게 인사했다. 한눈에도 ‘나 좀 사랑해주세요’라는 모습이 역력했고 불안 증세도 있어 보였다. 엄마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 후로 우는 일이 잦고 아침마다 “엄마 가지 마세요” “학교 끝날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주세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또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는 등 감정조절을 어려워한다고 했다.

이처럼 신학기에는 자녀의 분리불안 증세로 고민하는 학부모가 많다. 분리불안을 겪는 아이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예민하거나 낯가림이 심하고 강박적이며 미숙하고 의존성이 강한 성격의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이의 기질이 환경적인 요인과 맞물렸을 때 아이는 심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아이가 말과 행동으로 불안하다는 신호를 보낼 때 부모는 잘 살펴봐야 한다. 큰 사고를 당했거나 동생이 태어났거나 부모의 이혼 또는 별거,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 학교 폭력, 교통사고나 강도, 화재 등 아이에게 특별한 사건이 없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불안을 느끼는 아이가 안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해 주고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서정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 소장
민서정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 소장
어려워하는 일에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 도와주는 것도 방법이다. 처음에는 학교 교실까지 데려다 주고, 성공하면 교문 앞, 학교 앞 건널목, 집 앞에서 헤어지는 식으로 불안을 차츰 감소시키고 혼자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아이가 큰 스트레스 없이 해냈을 때는 “혼자서 씩씩하게 학교에 갈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등의 질문을 통해 아이의 성취감을 함께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실패했을 때도 “혼자 가는 것이 두려웠구나. 어떻게 하면 용기가 생길까?” 하는 질문으로 아이의 마음을 함께 반영해 주는 것이 좋다.

분리불안이 있는 아이의 부모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우울하고 불안이 높은 편이다. 이런 부모는 아이를 과잉보호하고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기도 한다. 아이는 점점 자신이 무능력하다고 느끼고 독립성이 결여돼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한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먼저 심리적으로 아이와 분리되는 연습을 통해 부모-자녀 간의 관계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민서정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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