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두터움 vs 발빠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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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제 9단 ● 알파고 9단
4국 2보(19∼34)

흑 21이 독특한 벌림. 백 22로 하변을 갈라 친 수로는 참고 1도 백 1처럼 좌하귀를 지킬 수도 있었다. 커제 9단이 이를 택하지 않은 건 흑 2의 이상적 모양을 허용한다는 점 말고도 나중에 흑 ‘가’로 밀어가는 수도 기분이 나빠서다. 백의 응수가 불가피할 때 하변 흑 모양이 더욱 깊어진다.

흑 25는 두터운 수로 알파고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처럼 느긋하면서도 두터운 수를 알파고는 좋아한다. 반면 커제 9단은 백 28로 실리를 최대한 확보하면서 버틴다.

흑 29로 좌하귀 백을 압박할 때 백이 무심코 참고 2도 백 1로 막으면 안 된다. 흑 2의 맥이 있기 때문. 이어 흑 4, 6으로 넘어가면 백의 근거가 없어진다. 백 30, 32는 악수여서 두고 싶지 않지만 흑의 이런 공격 수단을 선수로 방비한 것. 이어 백 34로 계속 발 빠르게 둔다. 묵직한 흑과 가벼운 백의 대결. 어느 쪽이 기선을 제압할까. 흑은 우변에 펼쳐진 백진을 견제해야 할 시점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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