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근혜 前대통령 소환전 SK-롯데 수사 서둘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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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창근 前수펙스추구협 의장, 안종범 수회 만나고 10여차례 문자… 靑에 투자계획-사회공헌案 밝히며 최태원 회장 사면 요청한 정황”
檢출두 최태원 회장은 개입 부인

장선욱 롯데면세점 사장 소환… K스포츠 70억원 추가 출연 관련 특허권-세무조사 연관성 등 조사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SK,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를 서두르고 있다. 특수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57)이 2015년 8월 14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기 직전에 SK 관계자가 청와대 측에 대규모 투자 및 사회공헌 계획을 제시하며 최 회장 사면을 요청한 정황을 확인했다. 하지만 18일 검찰에 소환된 최 회장은 “사면 요청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또 특수본은 19일 장선욱 롯데면세점 사장(59)을 소환 조사하는 등 롯데그룹의 면세점 인허가 특혜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수본은 SK와 롯데 수사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또는 직권남용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SK 관계자, 투자 대가 사면 요청”

특수본에 따르면 김창근 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7)은 2015년 7월 1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당시 경제수석)을 만났다. 광복절을 앞두고 최 회장의 사면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안 전 수석은 “(최 회장이 특사를 받으려면) 대통령의 국정 과제인 경제 살리기, 투자 확대, 청년실업 문제 해결 등에 대해 SK가 할 수 있는 일을 대통령 간담회나 면담에서 발표하라”고 권유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김 전 의장은 안 전 수석에게 “수석님, 지난 번 말씀 주신 내용에 대해 뵙고 논의 드리고 싶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안 전 수석을 다시 만나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SK텔레콤 사회기여 방안’과 ‘SK하이닉스 중장기 팹(Fab·공장) 투자방안’ 자료를 건넸다.

이를 포함해 김 전 의장은 2014년 9월∼2015년 8월 안 전 수석과 10여 차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수차례 직접 만나서 최 회장의 사면을 요청했다. 또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그룹 총수 부재로 대규모 투자 결정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이 크다”고 읍소했다.

SK그룹은 최 회장 사면 직후 46조 원 규모의 하이닉스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 홀몸노인을 위한 1000억 원 상당의 기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특수본은 18일 최 회장을 소환해 김 전 의장 등 그룹 관계자들에게 사면 로비를 지시했는지 조사했는데, 최 회장은 “나는 알지 못했다”며 전면 부인했다.

○ 롯데 추가 출연 대가성 수사


특수본은 롯데가 지난해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로 출연했다가 돌려받은 경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2월 신동빈 회장(62)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뒤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로 냈다. 그런데 K스포츠재단은 이 돈을 같은 해 6월 서울중앙지검이 롯데그룹을 압수수색하기 바로 전날 돌려줬다.

앞서 롯데는 2015년 12월 롯데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4월 외국인 관광특수 등을 명분으로 면세점 4곳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롯데 측에 다시 면세점 허가를 내줬다.

특수본은 롯데그룹 핵심 관계자에게서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은 면세점 허가 때 도움을 받으려고 한 일”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가 롯데에 면세점 허가를 내주기 위해 관련 부처를 압박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이와 관련해 19일 롯데면세점 장 사장을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또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이 계열사 세무조사 등 당시 롯데그룹의 다른 현안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김준일 jikim@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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