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형 팔꿈치 수술, 미래를 본 넥센의 결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20일 05시 30분


넥센 김택형. 스포츠동아DB
넥센 김택형. 스포츠동아DB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좌완 강속구투수의 수술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조금 늦었지만, 현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넥센 구단은 19일 “김택형(21)이 22일 서울 김진섭정형외과에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택형은 넥센이 자랑하는 특급 유망주다. 2015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8번)에서 넥센의 지명을 받았고, 2년간(2015~2016시즌) 1군 69경기에 등판해 6승6패9홀드, 방어율 7.82(86.1이닝 75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방어율이 말해주듯 특급 투수라 불릴만한 활약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가파른 성장세가 돋보였다.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당시 한 구단의 코치는 김택형을 일본대표팀 필승계투요원 마쓰이 유키(라쿠텐)와 비교하기도 했다.

성장세가 뚜렷했기에 지금의 ‘브레이크’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입단 당시 평균구속이 시속 137~138㎞에 불과했지만, 폼 교정을 통해 143㎞로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가볍게 투구하는 법을 익힌 덕분에 평균구속을 146~147㎞로 끌어올렸고, 제구력도 몰라보게 향상됐다. 표본은 작지만 2015년 1.31(55삼진-42볼넷)이었던 삼진-볼넷 비율도 지난해 3.18(35삼진-11볼넷)로 크게 개선됐다. 손혁 당시 넥센 투수코치(현 MBC스포츠+ 해설위원)와 훈련을 통해 투구 매카닉을 교정한 결과였다. 애초 본인이 “수술 대신 재활을 통해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도 실전 감각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도 그는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며 복귀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통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구단 내부에서도 김택형의 수술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본인도 구단과 논의 끝에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넥센 구단관계자는 “내년 시즌 스프링캠프 합류를 목표로 재활할 것이다”며 “넥센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투수다.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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