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웁니다’…육아휴직 쓴 女 근로자 10명 중 4명은 1년 안에 그만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7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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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을 쓴 여성 근로자 10명 중 4명 이상은 복귀 1년 안에 직장을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이 끝나고 직장에 복귀한지 1년이 된 시점에서 고용 유지율(2014년 기준)은 56.6%인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을 쓴 근로자 중 43.4%는 복귀 후 1년 안에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1년 고용유지율은 2010년 47.4%로 최저점을 찍은 뒤 2011년 48.5%, 2012년 51.3%, 2013년 54.1% 등 4년 연속 상승하고 있지만, 60% 이상을 유지했던 2002~2006년의 유지율에는 여전히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육아휴직 없이 출산휴가만 쓴 경우에는 1년 고용유지율이 80.0%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71.4%에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하지만 출산휴가 이용자 가운데 육아휴직까지 쓰는 비율은 2015년 62.6%에서 지난해 60.5%로 2년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료와 상관의 눈치를 보느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한 번에 이어서 쓰지 못하는 여성근로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한국의 장시간 근로문화와 직장에서의 부당한 성차별 등이 근로자의 출산과 일가정 양립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용유지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5년 기준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49.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 회원국 평균(57.9%)에도 미치지 못했고, 가임 여성의 합계출산율도 1.24명으로 포르투갈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공급자 중심의 가부장적 노동시장을 능력 중심의 성평등, 가족친화적 노동시장으로 전환해야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을 모두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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