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기회 있으면 다시 만납시다” 속뜻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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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회 폐막회견 마치며 언급… 올가을 총리직서 물러날 가능성

리커창 총리
리커창 총리
“기회가 있으면 다시 만납시다.”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폐막 후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가며 던진 이 한마디가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리 총리는 올해 11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신분은 유지해도 총리직을 계속 맡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없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리 총리의 말은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를 암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WSJ는 전했다. 그만큼 당 대회를 앞두고 내부의 권력 투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과거 리펑(李鵬·1987∼1998년) 원자바오(溫家寶·2003∼2013년) 전 총리는 모두 두 차례의 임기를 채웠다. 주룽지(朱鎔基·1998∼2003년) 총리는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집권 후반기에 기용돼 5년만 재임했다.


리 총리가 내년부터 총리를 맡지 않을 경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만큼 시 주석의 1인 집권체제가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WSJ는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는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며 당의 단결과 안정이 강조됐지만, 쟁점이 될 만한 정책들은 다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15일 “올해 양회는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어느 때보다 강한 권력 장악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리 총리는 5일 공작보고에서 6차례나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한 당중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위정성(兪正聲) 정협 주석은 정협 개막 및 폐막 보고에서 ‘시 핵심’을 언급했다. 심지어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8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한 당중앙의 지도하에 중국 외교가 난국을 극복했다”고 ‘용비어천가’를 읊었다.

중국이 인민해방군 건군 90년(8월 1일)을 즈음해 대규모 열병식을 갖는 것도 시 주석 권력 기반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건군절 대규모 열병식은 덩샤오핑(鄧小平)이 1981년 9월 11만여 명을 동원해 4일간 허베이(河北) 성 일원에서 가진 후 처음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리커창#총리#중국#시진핑#1인 집권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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