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철갑상어회 맛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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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어종으로 진화하는 양식업
이마트, 양식 참복-다금바리 이어 업계 최초 철갑상어회 판매 시작

16일 경기 포천시 관인면 ‘철갑상어 농장’에서 문재종 대표가 새끼 철갑상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마트 제공
16일 경기 포천시 관인면 ‘철갑상어 농장’에서 문재종 대표가 새끼 철갑상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전국에 철갑상어 새끼(치어)를 치는 곳은 5곳 정도밖에 없어요. 모험이죠.”

5090m²(약 1540평) 규모의 철갑상어 양식장에 들어서자 생선과 갑각류를 으깨 만든 사료 냄새가 진동했다. 성인 가슴 높이의 수조 안에는 주둥이가 뾰족한 철갑상어 3만여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2002년부터 경기 포천시 관인면에서 철갑상어 양식을 하고 있는 문재종 대표(47)는 “20년 넘게 양식업을 하고 있는데, 일반 양식으로 이익을 내기 힘들어져서 2002년 전 재산을 투자해 철갑상어로 어종을 바꿨다”고 말했다.

○ 대형마트에 ‘철갑상어회’ 등장

철갑상어는 일반적으로 고급 식재료인 캐비아(철갑상어 알을 소금에 절인 음식)를 얻는 게 주목적으로 꼽힌다. 양식을 할 경우 통상 8, 9년은 키워야 철갑상어 알을 얻을 수 있다. 일단 알을 얻게 되면 부가가치는 높지만 소요 기간이 부담스러워 아직까지 국내 양식 생산량은 35t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마트는 16일부터 일주일간 해당 양식장과 손잡고 유통업계 최초로 철갑상어회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3, 4년생 철갑상어 판로가 개척되면 국내 철갑상어 양식장에선 캐비아 수확 기간에 이르기까지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문 대표는 “오로지 캐비아가 목적인 경우 치어 기간을 거쳐 암수 구분을 하는 단계에서 (암놈이 적을까 봐) 스트레스가 크다. 판로가 다변화되면 여러 면에서 양식업계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방층이 흰색을 띠는 여타 횟감과 달리 철갑상어회는 붉은 살에 지방층이 노란색을 띠며 육질이 단단한 게 특징이다. 대부분 뼈가 연골로 이뤄져 있어 끓일 경우 뼈째 먹을 수 있다. 강원 영월, 경기 파주 등 양식장 일대나 일식집에서 고급 횟감으로 1인분 10만 원 안팎에 팔린다.

이번 출시 품목은 △철갑상어회(2만9800원) △철갑상어 모둠회(1만9800원) △철갑상어 매운탕(9900원) 등 3종이다.

○ 외국산 공세에 양식 수산물 다변화

국산 생선 매출이 줄고 외국산 수산물의 공세가 커지면서 국내 유통업계는 양식 수산물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어획량 감소, 생선 품목 다양화 등으로 국내 대표 생선 품목인 고등어·갈치 등의 매출은 감소 추세다. 이마트의 작년 갈치 매출은 전년 대비 4.9%, 고등어는 2.5% 감소했다. 꽁치와 삼치 등도 각각 12.7%, 1.5% 줄었다. 반면 작년 수산물 매출 가운데 수입 비중은 49%로, 2010년(20%)에 비해 6년 만에 2.5배로 뛰었다.

유통업계는 프리미엄 어종으로 수산 코너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1월 참복을 탕거리용으로 기획해 선보였고, 설 명절 선물용 회 세트로 다금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제주 양식장과 손잡고 국산 자바리 회 기획전을 진행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5월부터 일반 광어보다 1.5∼2배 비싼 고급 어종인 양식 찰광어를 판매하고 있다.

포천=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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