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예원 “연기자도 비정규직 장영실 200% 공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7일 06시 57분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돌아온 강예원. 코미디 장르에 특화한 매력을 과시하지만 정작 촬영 내내 “관객이 웃지 않으면 어쩌나 공포스러웠다”고 했다. 사진제공|영화사 하늘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돌아온 강예원. 코미디 장르에 특화한 매력을 과시하지만 정작 촬영 내내 “관객이 웃지 않으면 어쩌나 공포스러웠다”고 했다. 사진제공|영화사 하늘
■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주인공 장영실 역 강예원

아무도 안 웃으면 어쩌나 늘 걱정
과감한 폭탄머리, 변화 위한 선택
관객들 웃기고 울릴 때 가장 행복

“내일을, 매일 걱정하다보니 문득 ‘걱정만 하다 죽겠구나’ 싶더라고요.”

배우 강예원(37)은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걱정을 하면 할수록 불안한 마음만 커지더라”고 했다. 최근 다양한 장르 영화에 출연하고 TV 예능프로그램 참여 횟수를 늘리는 이유는 “달라져야 한다”는 결심 때문이다.

활동의 범위를 넓히고 속도를 낸다고 해서 걱정이 말끔히 사리진 것도 아니다. 그는 “요즘은 노후 걱정이 크다”며 “하다못해 4대 보험 정도는 누구나 보장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걱정도 한다”며 웃었다.

왠지 남의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 줄 것만 같은 ‘친근한 언니’의 이미지는 강예원 주변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게 한다. 16일 개봉한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제작 스톰픽쳐스코리아)에서도 그 매력은 여전하다. 자격증이 22개나 되지만 10년 넘도록 취직이 안돼 아르바이트로만 생계를 잇는 주인공 장영실이 그의 역할. 가까스로 정보기관에 비정규직으로 취직한 뒤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해 겪는 이야기다.

강예원은 “장영실과 나는 많이 닮았다”고 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30대 중반 여성과 유명인인 자신의 상황이 어떻게 닮았다는 것인지 물었다.

“매사 주눅 들어있고 겁이 많지만, 그렇다고 자신감은 없지 않은 모습? 하하! 사실 연기자야말로 비정규직이 아닌가. 장영실에 200% 공감했다.”

지난해 ‘날, 보러와요’로 여배우 원톱 스릴러의 100만 흥행을 이끌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강예원은 이번에는 자신을 대표하는 장르인 코미디로 다시 나선다.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코미디만 선택한다는 시선은 피하고 싶었다”고 했다.

일명 ‘폭탄머리’ 헤어스타일은 물론 미국 뉴욕까지 날아가 의상을 직접 구입해 챙겼긴 것도 변화를 주기 위한 선택. 과감한 외모 변신 탓인지 촬영 스태프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한 때도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강예원은 이번에도 ‘웃음’에 관한 한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코미디에 특화한 여배우란 사실도 증명한다. 하지만 그에게 코미디 영화는 사실 “찍을 때마다 공포심을 주는” 장르이다.

“혼자 웃기려고 해도 아무도 안 웃으면 어쩌나. 그런 마음이 떠나질 않는다. 관객 반응을 살피려고 몰래 상영관에 들어가 보기도 한다. 관객을 웃기고 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

배우 강예원. 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배우 강예원. 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강예원은 “철이 들지 않는, 단순한 성격”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했다. “넘치는 호기심”도 그를 상징한다. 최근에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2’에 합류해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성대부종이 악화해 더는 노래를 잘 부를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려고 택한 도전이다.

“얼마 전 본 영화 ‘라라랜드’가 크게 다가왔다. 경우의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인생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부담스러울 수 있을 텐데도 노래를 즐기는 배우들의 모습에도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은 뮤지컬이 정말 하고 싶다.”

혼자 다시 노래를 시작하는 데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마침 ‘언니들의 슬램덩크2’ 제안을 받았다. “내 문제를 고치고,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도움을 받겠다”며 “예능이라 여기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내심 ‘1박2일’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배우 차태현이 롤모델인 듯한 눈치다. “차태현 선배처럼 편하게 오래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는 강예원은 “이런 길도 외롭지만(웃음), 예능 안에서 여배우인 나만의 길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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