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에서 ‘창조경제’로 바뀌니 환경 후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6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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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대한 발전(significant progress)이 있었지만 기후변화 대책이 취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7 대한민국 환경성과평가’에서 밝힌 내용이다. 2006~2016년 한국의 환경정책·성과를 검토한 이 보고서는 한국이 대기질·수질 기준을 강화하고 폐기물 관리로 회수율을 높이는 등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화력발전 축소, 재생에너지 발굴 등 기후변화 부문의 노력은 여전히 전체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발전부문에서 화석연료에 의한 발전이 총 소비량(TPES)의 82%를 차지해 OECD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친환경 에너지인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5%로 전체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5위에 이르고 1990년 대비 2013년에 2.38배로 증가해 터키 다음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과거 한국은 높은 경제성장률 탓에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경제성장 속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한 현재의 에너지 계획에 따르면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 비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환경부는 최근 기후 담당국을 신설했지만 지난 정부 때 온실가스 관련 업무가 대거 총리실로 이관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조정능력을 상실한 상황. 보고서도 ‘녹색성장’의 패러다임이 ‘창조경제’로 바뀌며 많은 비전이 실천에 옮겨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00년 이후 미세먼지(PM10) 배출량이 4배가량 증가한 가운데, 정부가 예산 52조를 배정해 대기환경개선 종합계획을 짜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는 환영의사를 표했다. 매립 위주의 폐기물 관리에서 탈피해 재활용 가능한 물질을 분리하고 물질회수율을 높게 끌어올린 것, 60종 이상의 멸종위기종 복원 성공, 석면피해구제법 등 환경피해에 대한 보상제도를 강화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시민사회의 참여와 정보 접근성이 낮다고 개선하라고 요청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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