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신발’ 편자, 누가누가 잘 바꿔주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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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16일 전국 장제사 대회… 부문별 우승자 중 6명은 해외시찰

장제사가 섬세한 손길로 망치질을 하고 있다. 장제사는 말발굽에 사람의 신발에 해당하는 편자를 박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국마사회 제공
장제사가 섬세한 손길로 망치질을 하고 있다. 장제사는 말발굽에 사람의 신발에 해당하는 편자를 박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국마사회 제공
말(馬)도 사람처럼 신발을 신는다. 말발굽 보호와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편자라고 부르는 쇠붙이를 대주는 것이다. 보통 ‘I’ 자형의 쇠를 발굽 모양으로 구부린 뒤 5∼10개의 구멍에 못을 박아 부착한다.

시속 60km로 질주하는 경주마는 가볍고 튼튼한 알루미늄이나 두랄루민 등의 소재로 편자를 제작한다. 승마용 말에게는 쇠편자를 사용한다. 편자를 말굽에 박는 과정을 장제라고 부른다. 말의 발굽은 사람의 손톱과 같이 젤라틴으로 이뤄진 발톱의 뾰족한 끝부분이 변형된 것으로 한 달에 약 8mm씩 자란다. 따라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새 신발’로 바꿔줘야 한다. 그 비용은 9만3000원으로 ‘말 신발’ 가격인 셈이다.

편자 교체는 장제사의 섬세한 손길을 거친다. 손톱을 깎듯 발굽을 가다듬은 뒤 편자를 고정하기 위해 못을 박는다. 못이 신경이 없는 발굽 부분을 벗어나면 말들이 크게 놀라 자칫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세밀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국내 장제 산업의 규모는 경주마와 승용마를 합쳐 연간 123억 원 수준이다. 경주마가 약 29억 원으로 24%를, 승용마가 94억 원으로 76%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장제사는 80명에 불과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 경주마와 승용마는 1만5000마리가 넘는다.

한국마사회가 16일과 17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 승용마 장제소에서 전국 챔피언십 장제사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부족한 장제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뛰어난 장제사를 양성할 초석을 다질 의도”라고 말했다.

대회 종목은 11개이며 난도에 따라 초급, 중급, 상급으로 나뉜다. 작품 형태, 규격, 특수단조작업 등을 종합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우승자 가운데 선발된 6명에게는 4월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국제장제대회 참관 자격을 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마사회#편자#장제사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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