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변호인 “한국 송환 확정되면 정치적 망명 신청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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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올보르에 구금 중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한국 송환이 확정되면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것이라고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밝혔다.

정 씨를 변호하는 피터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14일 감옥에 있는 정 씨를 만나러 가는 길에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정 씨가 한국으로 돌아갈 경우 신변 안전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블링켄베르 씨는 “처음에는 정치적 망명을 생각하진 않았지만,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지 않느냐”며 “(정유라 송환을 요구한) 특별검사를 야당이 임명했다”라고 망명을 고려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야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정 씨를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씨는 올해 1월 구금 연장을 심리하는 재판정에서도 박영수 특검이 야당인 국민의당 추천으로 임명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국민의당이 정권을 이어 받느냐”는 다비드 벨플룬 검사의 질문에 “(국민의당) 지지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수사라고 주장했다.

블링켄베르 씨는 “정유라는 명백하게 어머니와 연결돼 있고 어머니는 대통령하고 연결돼 있다”며 “정유라가 한국에 돌아가면 엄청난 반감에 직면할 거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안전 문제도 제기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 수사기관이 정 씨에게 큰 관심이 없다고 보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레버리지(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덴마크 경찰에 체포돼 70일 넘게 구금돼 있는 정 씨는 특검의 송환 요구에 따라 범죄인 인도 심사를 받고 있다. 현지 검찰은 구금이 만료되는 22일 전까지 송환 요구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검의 수사를 이어받은 검찰이 정 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 씨가 정치적 망명까지 언급하면서 한국에 돌아가지 않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 씨는 송환이 결정되면 지방법원부터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송환 거부 소송을 할 수 있다. 소송에서 지더라도 망명 신청으로 송환을 지연시킬 수 있다. 블링켄베르 씨는 “정 씨가 가장 참기 힘든 점은 아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 씨가 아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지를 덴마크 당국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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