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대출 통계 오류’ 문책성 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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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계부장 교체, 팀장 직위해제… “중대한 문제” 이례적 고강도 조치

한국은행이 최근 발생한 가계대출 통계 오류 사고와 관련해 강도 높은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사태는 그동안 한은이 소중한 가치로 지켜온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지시했다.

전승철 한은 부총재보는 14일 긴급 기자설명회를 열고 “가계대출 통계 작성 오류로 혼선을 빚은 데 대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상 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인사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해당 통계 작성 책임자인 금융통계부장을 교체하고 금융통계팀장을 직위 해제했다. 또 책임자인 경제통계국장과 담당 과장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 이번 문책성 인사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한은이 통계 오류 사고의 재발을 막고 흠집 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고강도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9일 올해 1월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9775억 원 늘었다고 발표했다가 4시간 만에 실제 증가액은 5083억 원이라고 번복해 혼란을 빚었다. 지난해까지 저축은행 가계대출 통계에서 제외됐던 ‘영리 목적의 가계대출’이 새로 포함된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전 부총재보는 “통계 작성 과정에서 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적절한 조치나 설명 없이 통계를 공표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관련 부서를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임원회의에서는 “재방 방지대책을 철저하게 마련하고 제대로 시행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문제가 된 저축은행 가계대출을 비롯해 가계부채 통계를 작성하고 공표하는 전 과정을 정밀 점검하기로 했다. 또 저축은행중앙회 등 통계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기관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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