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부진’ 최형우 “시범경기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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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하루 앞둔 휴일에도 스윙연습 “몸 무겁지만 곧 컨디션 올라올 것”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시즌 때 일주일에 한 번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었다. KIA 역시 이날 훈련은 자율에 맡겼다. 하지만 프로 16년 차 최형우(33·사진)는 안방 구장인 광주 챔피언스필드에 나와 스윙 연습으로만 40분 넘게 땀을 쏟았다. 이미 다음 날 시범경기 후에도 특타(특별타격훈련)를 자청해 놨다.

최형우는 지난겨울 타격 3관왕(타율, 타점, 최다 안타)이라는 성적표와 함께 4년 총액 100억 원에 이르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으며 KIA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초대형 계약 직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연습경기 기간 내내 안타 하나 때리지 못했다. 결국 그는 첫 게임인 이스라엘전은 더그아웃만 지켰고 네덜란드전에서도 경기 막판 대타 출전을 한 게 전부였다. 무기력하게 한국의 1라운드 탈락을 지켜본 ‘100억 사나이’를 향한 야구팬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었다.

삼성 시절에도 최형우와 인연을 맺었던 박흥식 KIA 타격코치는 이날 훈련을 지켜본 뒤 “기대가 워낙 컸기에 형우도 (WBC 부진이) 아무렇지 않다고 할 수는 없을 거다. 내 눈에도 아직 몸이 무거운 게 보인다. 스윙이 날카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 코치는 또 “형우는 원래 훈련을 많이 소화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선수다. 이미 기술로는 검증된 선수니 잘 이겨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시범경기에서 보이는 모습이 보름 후 막을 올리는 정규시즌까지 그대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시범경기에서 탈삼진 1위(17개)에 올랐던 마이클 보우덴(두산)은 정규시즌에도 탈삼진 1위(160개)를 지켰지만, 최정(SK)과 공동 홈런왕에 올랐던 테임즈(밀워키·전 NC)는 시범경기 홈런이 0개였다.

최형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시범경기 성적에 따라 최형우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부담’이라는 무게는 분명 달라질 수 있다. KIA는 최형우를 영입하면서 당장 우승 전력이 됐다는 평가를 들었다. 최형우가 거포 본색을 되찾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최형우 자신도, 거액을 투자한 KIA 구단도 모두 입술이 바짝 마를 수밖에 없다. 시범경기에서 최형우에게 시선이 더욱 집중되게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야구 시범경기#최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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