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국가원수’ 황교안 대행… “월급은 총리급으로 받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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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탄핵뒤 행보 주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첫 업무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 무거운 표정으로 출근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첫 업무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 무거운 표정으로 출근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로 물러난 뒤 실질적인 대통령 역할을 하게 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 대상 보수진영 대선 주자들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황 권한대행이 이번 주 내 출마를 결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두 달간 ‘국가원수’가 된다. 황 권한대행은 국회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하지 않기로 하는 등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국정을 관리하고 있다.

○ “대통령 궐위 시 권한 폭넓게 행사”

황 권한대행은 16, 17일로 예정된 국회 긴급 현안질문에 불출석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야당의 압박으로 국회에 출석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황 권한대행 측은 13일 “대통령 궐위로 국정 공백이 우려되고 대선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비상 상황”이라고 했다. 사실상 대통령 역할에 집중해야 하는 황 권한대행이 국무총리 자격으로 출석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사권도 행사한다. 13일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 10명은 황 권한대행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하고 거취를 일임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르면 14일 이들의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통령에 이어 수석까지 청와대를 비우면 국정 공백이 우려되는 데다 차기 정부도 대통령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점을 고려해 일단 사표를 모두 반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 비서실장도 국정 안정 차원에서 남아 황 권한대행을 보좌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번 주 안에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제19대 대선일을 공고하고 각 부처에 공정한 대선 관리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자치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월 9일에 대선을 실시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다면 불공정 시비를 줄이기 위해 선거일 공고 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황 권한대행을 만난 보수 진영 인사는 “개인적으론 황 권한대행이 이번 주에 출마 여부까지 얘기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 의전과 경호는 그대로

황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 9층 국무총리 집무실을 계속 사용한다. 최규하 전 대통령도 권한대행 시절엔 청와대 관저나 집무실을 사용하지 않다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청와대로 들어갔다.

의전과 경호도 국무총리에 준해 유지하기로 했다. 원래 대통령이 탄 차는 최대 6대까지 경호 차량이 호위할 수 있지만, 황 권한대행은 앞뒤 각각 한 대씩만 경호 차량이 따르고 있다. 경호원도 2명만 수행하고, 대형 행사장에도 테러 첩보가 있을 때 외에는 금속탐지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황 권한대행 측은 “의전 논란이 불거지는 등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의전과 경호를 최소화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보수는 국무총리 기준(2016년 기준 연봉 1억6436만 원)으로 받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연봉은 2억1201만 원이다.

한편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13일 ‘현재 홈페이지 작업으로 인해 서비스 점검 중’이라는 공지를 띄우고 임시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임시 홈페이지에서 박 전 대통령 사진 등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고 정부 정책 홍보와 청와대 관람 안내를 포함해 기본적인 기능만 유지한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신진우 기자

#황교안#행보#월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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