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르네상스 시대와 1960년대 펑크의 만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발렌티노 ‘2017 봄여름 컬렉션’

르네상스 시대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
르네상스 시대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
발렌티노의 2017 봄여름(SS) 컬렉션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 파올로 피치올리의 첫 솔로 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파트너였던 마리아 그라치아가 ‘크리스티앙 디오르’로 떠났기 때문이다.

‘우아한 펑크’라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발렌티노의 피치올리는 그의 첫 솔로 봄여름 컬렉션 주제를 ‘휴머니즘에 대한 펑크적 접근’으로 잡았다. 르네상스 시대와 1960년대 펑크의 만남을 발렌티노 식으로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핑크색 머리로 유명한 독특한 영국 디자이너 잔드라 로즈와의 협업이 눈에 띈다. 피치올리는 로즈에게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대표작 ‘쾌락의 정원’을 모티브로 한 프린트 디자인을 요청했다.

쾌락의 정원은 지옥과 천국의 판타지를 보스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표현해 유명한 그림이다.

1960년대 영국 펑크문화를 대표하는 로즈는 쾌락의 정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발렌티노를 위한 야자수, 상상의 동물 프린트를 창조해 냈다.

펑크는 대조적인 것과 불완전함을 지워버리기보다는 오히려 받아들이고 강조하는 사고방식이다. 그만의 색깔을 우아한 시적 표현 방법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발렌티노는 펑크의 정신을 받아들여 르네상스, 1960년대, 괴기한 상상력을 우아함으로 승화시켰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