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커다란 꽃잎 코트… 핑크톤 드레스… 도시가 경쾌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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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봄여름 트렌드

라이트 핑크, 강렬한 푸시아 등
톤에 따른 다양한 핑크색 볼 수 있어
플라워 패턴과 핑크로 물든 패션계

왼쪽부터 마이클 코어스, 발렌티노, 에르메스, 루이비통, 미우미우의 2017 봄여름 컬렉션. 각 브랜드 제공
왼쪽부터 마이클 코어스, 발렌티노, 에르메스, 루이비통, 미우미우의 2017 봄여름 컬렉션. 각 브랜드 제공
핑크의 향연

봄 하면 빠질 수 없는 컬러는 핑크다. 핑크에도 종류가 수없이 많다. 색채업체 팬톤은 올해 봄여름 컬러 중 하나로 ‘페일 도그우드(pale dogwood)’를 꼽았다. 작년의 색상인 장밋빛 핑크보다 톤 다운되고 베이지의 느낌이 가미된 아름다운 색이다.

디자이너들은 올봄 핑크를 좀더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냈다. 핑크의 다양한 향연을 보고 싶다면 ‘에르메스’의 2017 봄여름 컬렉션에 주목해보자. 에르메스의 디자이너 나데주 바니 시뷸스키는 라이트 핑크, 라벤더, 도발적인 푸시아 등 다양한 색채를 런웨이에 펼쳐냈다. 여성스러운 페일 도그우드 톤의 드레스에 조금 더 톤이 업 된 핑크색 벨트를 매고 하얀색 낮은 신발을 매치한 룩은 당장 지금 따라 해도 될 것 같다. 옅은 핑크색 셔츠에 좀더 진한 핑크색 바지와의 매치도 눈에 띈다. 핑크색으로 톤온톤(같은 계열의 색을 톤을 조절해 매치하는 것)하는 아이디어라면 올봄 룩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쿠트르 테크닉에 정통한 ‘발렌티노’의 디자이너 피에르 파올로 피치올리는 몸을 따라 흐르는 우아한 핑크톤 드레스를 쏟아냈다. 라이트한 핑크에서 강렬한 푸시아 빛깔까지 톤에 따른 다양한 핑크색을 볼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어느 핑크를 골라도 트렌드에 어긋난 것은 아닌 셈이다. 핑크색 드레스 위에 다른 톤의 핑크 미니백을 매치한 룩 역시 사랑스럽다.

베트망 ‘라이트 핑크 레더 재킷’
베트망 ‘라이트 핑크 레더 재킷’
이제 클래식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라이더 재킷 역시 올봄에는 핑크톤이 대세로 떠올랐다. 글로벌 럭셔리 쇼핑몰 마이테레사닷컴과 최고로 핫한 브랜드 ‘베트망’은 여성스러운 라이트 핑크 레더 재킷을 선보였다. 100% 송치 가죽 소재로 베트망 특유의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유난히 긴 소매가 특징이다. 앞면과 뒷면의 ‘SECURITE’(프랑스어로 안전이라는 뜻) 라벨이 포인트가 된다.

꽃에 빠진 패션

올봄에도 플라워 패턴은 갖가지 색깔과 모양으로 여성들의 옷을 물들일 예정이다. 하늘하늘한 실크 드레스부터 커다란 꽃잎이 물들여진 레트로풍의 코트. 1960, 70년대 ‘엄마 드레스’를 연상케 하는 잔잔한 데이지 꽃무늬 드레스까지. 거의 모든 트렌드 속에 플라워 패턴이 녹아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클 코어스의 화이트 팬츠슈트 룩.
마이클 코어스의 화이트 팬츠슈트 룩.
이번 시즌 ‘마이클 코어스’는 사랑을 주제로 한 부드럽고 우아한 드레스, 경쾌한 스커트룩과 테일러드 재킷, 오버사이즈 코트. 편안한 디자인의 팬츠의 적절한 대비를 사용해 ‘스트롱 페미닌’룩을 선보였다. 1980년대 룩에서 어깨를 강조한 디자인과 정교하게 강조된 허리 라인이 돋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로맨틱한 플라워 패턴 의상들이다. 반짝거리는 비즈를 사용해 만든 입체감 있는 3차원(3D) 플라워 장식이 원피스, 스커트, 코트 위에 다양하게 펼쳐졌다. 옷 뿐 아니라 신발과 가방에도 꽃 장식이 사뿐히 내려앉았다.

마이클 코어스의 플라워가 여성스럽고 성숙하다면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의 ‘미우미우’는 레트로풍의 소녀가 떠오른다. 1960년대 따뜻한 해변으로 뛰어가는 이탈리아의 소녀를 연상케 한다. 미우미우의 소녀들은 2017 봄여름 컬렉션에서 바닷가를 떠올리게 하는 고무 소재 수영모자, 비키니, 화려한 파우치를 들고 등장했다. 기존 컬렉션이 다소 무겁다고 생각한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의 주제를 ‘순간을 즐기다(enjoy the moment)’로 정했다. 컬렉션의 영감도 이탈리아 베네치아 휴가에서 얻었다고 한다. 컬렉션에 담은 시대도 1960, 70년대 경제 부흥기다. 당시 해변으로 휴가를 떠나는 문화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미우미우의 플라워는 경쾌하고 원색적이고 따뜻하다. 과거 아름다운 여성들이 차려 입었을 법한 데이지 꽃무늬 드레스가 인상적이다. 모델 얼굴 크기의 꽃무늬가 들어간 코트도 눈에 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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