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복부비만과 밀접한 관련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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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예방-관리 생활수칙

나날이 늘어나는 허리둘레를 보며 새해 초 결심했던 다이어트가 흐지부지되기 쉬운 시기가 바로 3월이다. 하지만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생활습관병뿐만 아니라 만성콩팥병(신부전증)의 지표일 수도 있으므로 단순한 ‘요요현상’으로만 보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콩팥은 노폐물을 걸러내고 대사 작용에 관여해 신체 상태를 항상 정상으로 유지하는 중요한 장기다.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손상이 가해져 콩팥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남의 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우리나라 대도시 30세 이상 인구에서 13.7%에 달하고, 2015년 말 기준으로 콩팥 기능 소실로 이식 또는 투석 등의 치료를 받은 환자가 8만7000명에 달할 정도로 흔하다.

그런데 이 만성콩팥병이 복부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대한신장(콩팥)학회의 연구로 확인됐다. 9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학회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18.5∼22.9인 정상체중군의 유병률이 6.7%인 반면 체질량지수 35 이상의 고도비만군에선 25%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복부비만인 경우 만성콩팥병의 지표인 혈관석회화가 뚜렷했다.

이는 콩팥이 수많은 혈관으로 이뤄진 기관임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복부비만이란 내장비만의 다른 말로, 혈관 건강에 대표적인 위협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 만성콩팥병으로 인한 사망 또한 심혈관질환 합병증으로 가장 많이 일어난다.

따라서 만성콩팥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등 혈관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 학회가 만성콩팥병 환자 2300명을 대상으로 ‘정상 체중 유지, 신체 활동, 금연, 적절한 식이요법’과 같은 4가지 생활습관을 살펴본 결과, 좋은 생활습관을 지닌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도가 53%나 낮았다.

식이요법은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단백질과 칼륨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바나나, 오렌지, 수박, 키위 등은 칼륨이 많은 과일이라 보통 사람에겐 보약이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피하는 게 좋다.

대한신장학회 김용수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은 “콩팥은 한번 나빠지면 원 상태로 회복하기 어렵다. 말기가 되면 치료법도 투석이나 이식밖에 없어 비용도 많이 들고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진다. 평소 바른 생활습관으로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만성콩팥병#복부비만#콩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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