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의존 ‘디지털 치매’ 막으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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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앱 개발한 신민섭 교수의 조언

“또 잊었네. 나 ‘치매’인가 봐.”

약속이나 비밀번호 등을 자주 잊어버릴 때 자신을 한탄하는 말이다. 실제 40대가 넘거나 출산 이후 떨어진 기억력을 걱정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스마트폰 영향으로 “길 찾기나 전화번호는 이제 외워지질 않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서울대병원 신민섭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사진)가 중·노년층의 인지기능 저하에 따른 기억력 감퇴를 예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SMART)’를 개발해 의료계에서 화제다. 12일 심 교수에게 기억력 감퇴를 막는 방법을 들어봤다.

Q. ‘기억력’의 본질은 뭔가요.

A. 기억력은 ‘주의력’ ‘기억력’ ‘작업기억력’으로 나뉩니다. 자신이 기억력이 나쁘다고 생각한다면, 정확히 어떤가 살펴보세요. 우선 주의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기억은 입력→단기기억 유지→장기기억 저장→인출의 4단계 과정을 거치는데요. 기억력이 떨어지는 사람 중 일부는 첫 단계, 즉 귀나 눈으로 입력시키는 주의집중력이 떨어져요. 이 경우 집중력 훈련을 해야 합니다. 단기기억 유지가 안 되기도 합니다. 어느 단계에서 취약한지를 알아도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요.

Q. ‘작업기억력’은 무엇인가요.

A. 수학문제를 생각해봐요. 우선 문제를 입력(1단계)하고 그 문제를 짧게 기억(2단계)해야 합니다. 동시에 장기기억에 담긴 수학공식(3단계)을 인출(4단계)해 와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즉, 현재 주어진 정보를 집중해 보고 듣고 이 기억을 유지하면서 장기기억력에서 정보를 끌어와 동시에 작업하는 겁니다. 학업이나 업무에서는 작업기억력이 중요해요.

Q. 스마트폰 과용으로 ‘디지털 치매’가 실제 일어나나요.

A. 기억력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드물어요. 다만 우리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하게 됩니다. 평소 전화번호를 직접 외워보고, 내비게이션 없이 운전해서 길을 찾아보는 등 기억하려고 노력하면 다시 기억력이 회복될 수 있어요. 기억력 훈련은 반복적인 게 중요합니다. 하루 20분, 일주일에 최소 3번 정도는 노래 가사 등 무언가 기억하는 훈련을 하면 효과가 있을 겁니다.

Q. 단순한 기억력 감퇴가 아닌, ‘경도인지장애(MCI)’나 ‘치매’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A.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사람 중 대다수는 ‘주관적’으로 느낄 뿐이지 실제 기억력이 나빠진 게 아닙니다. 오히려 기억력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뇌 해마의 기능이 떨어져 기억력이 감퇴합니다. 시험 볼 때 불안하면 공부한 내용까지 생각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죠. 다만 기억력이 떨어져 생활 자체가 불편하거나 가족이 이를 인지할 정도라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검진을 받아봐야 합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기억력앱#디지털 치매#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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