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 여성파이터의 꿈…1500명 관중 열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3일 05시 45분


3월1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서울컨벤션 센터에서 벌어진 XIAOMI ROAD FC XX 037. ‘우슈공주’ 임소희가 유리한 마운드 자세에서 일본의 하나 다테에게 파운딩 공격을 퍼붓고 있다. 판정승을 거둔 임소희의 종합격투기 첫 승이자 ROAD FC 첫 승이다. 사진제공|ROAD FC
3월1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서울컨벤션 센터에서 벌어진 XIAOMI ROAD FC XX 037. ‘우슈공주’ 임소희가 유리한 마운드 자세에서 일본의 하나 다테에게 파운딩 공격을 퍼붓고 있다. 판정승을 거둔 임소희의 종합격투기 첫 승이자 ROAD FC 첫 승이다. 사진제공|ROAD FC
■ 숫자로 보는 ‘ROAD FC XX 037’

이예지 등 ‘한국인 파이터’ 4명 승리
대타출전 박나영 졌지만 가능성 확인


3월1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서울컨벤션 센터에서 대한민국 종합격투기 사상 최초의 여성부 전용리그 ROAD FC XX가 출범했다. ROAD FC XX 037로 이름 붙여진 새로운 무대에는 많은 스토리가 탄생했다. 오직 여성에 의한 여성만을 위한 여성 리그의 런칭 무대를 숫자로 정리해봤다.

● 1500

ROAD FC XX 첫 대회를 찾은 관중의 수다. 남자들보다 파워도 파괴력도 떨어지고 선수의 저변도 부족한 여성부 대회의 흥행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ROAD FC는 이제껏 그래왔든 돈보다는 꿈을, 안정보다는 모험을, 현재보다는 미래를 선택했다. 그 진심은 통했다. 첫 대회지만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특별무대를 중심으로 1500명이 입장해 좌석을 가득 채웠다. 열기도 뜨거웠다.

● 14

XIAOMI ROAD FC XX 037는 ROAD FC XX의 첫 대회로 여성 파이터들의 경기로만 대회가 꾸려졌다. 7경기에 14명의 여성 선수가 출전했다. ROAD FC 역사상 최다 여성부 경기와 최다 여성 파이터 출전이었다. 이 숫자는 앞으로 XX 넘버 시리즈가 이어질 때마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대를 지켜본 여자 종합격투기 꿈나무 선수들에게는 분명한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예지. 사진제공|로드FC
이예지. 사진제공|로드FC

● 4

이번 대회에서 승리를 따낸 한국인 여성 파이터 숫자다.

ROAD FC XX 037에는 7명의 한국 선수들이 출전했다. 그 가운데 ‘타격 지니어스’ 심유리, ‘우슈공주’ 임소희, ‘꼬마늑대’ 박정은, ‘여고생 파이터’ 이예지가 역사에 남을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물꼬는 심유리가 텄다. 하라다 시호와 맞서 장점인 타격 위주로 경기를 잘 풀어갔다. 그라운드 상황에서 상대에게 암바를 당하는 등 위기가 있었지만 잘 버티고 판정승을 거뒀다. 심유리의 종합격투기 첫 승이었다.

두 번째로 임소희가 MMA 첫 승이자 ROAD FC 첫 승을 따냈다. 데뷔전 때보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전 무력한 경기와는 달리 매서운 공격을 자주 보여줬다. KO로 경기를 끝내지 못했어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박정은도 1승을 추가했다. 대체 선수로 투입된 박나영을 2라운드에 TKO시켰다. 박정은은 초반 탐색전 이후 난타전을 벌이며 승리를 챙겼다.

마지막 한국 선수의 승리는 이예지의 몫이었다. 데뷔전에서 패배를 안겨준 시나시 사토코를 다시 맞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며 리벤지에 성공했다. 격투기 전적이 40차례가 넘는 상대를 1라운드부터 압도적으로 밀어붙였고, 공격적인 파운딩과 그라운드 기술로 3연승을 완성했다.

● 2

ROAD FC에서 처음으로 국내 여성 파이터들간의 대결이 성사됐다. 사상 첫 국내선수의 매치가 성사된 사연이 있었다. 당초 박정은의 상대는 샤마 디바이아였으나 갑자기 부상을 당했다. 예상외의 사태에 박나영이 긴급히 대타로 출전이 결정됐다. 준비기간이 딱 일주일뿐이었던 박나영에게는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경험과 실력에서 앞선 평가를 받았던 박정은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박나영은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경기 능력을 보였다. 비록 TKO로 졌지만 잠재력을 과시했고 앞으로 많은 기회를 잡을 것임을 확인시켰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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