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미생물 활용해 건강식품 생산… ‘건빵 메주’ 인기몰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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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지엘바이오

지엘바이오 직원들이 미생물 배양 장치를 점검하며 배양물을 확인하고 있다. 지엘바이오 제공
지엘바이오 직원들이 미생물 배양 장치를 점검하며 배양물을 확인하고 있다. 지엘바이오 제공
‘보이지는 않지만 기적을 만듭니다.’

경남 밀양시청 인근에서 건강식품 등을 생산하는 ㈜지엘바이오 임정식 대표(48)의 휴대전화 카카오톡에 실린 글이다. 임 대표는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부터 환경과 건강을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한다. 지엘(GL)이라는 회사 이름도 ‘Good Land’ ‘Green Land’의 첫 글자를 땄다.

지엘바이오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류에 유용한 미생물을 활용해 식품, 생활용품, 농업 및 축산용 제품, 미생물 배양설비 등을 만들어 파는 전문기업이다. 친환경 선도기업이기도 하다.

12종의 유산균과 유용미생물(EM)을 휴면(休眠)상태로 담은 ‘미엘 분말’과 ‘발효미강’ ‘행복미생물’ 등 다양한 식품을 만든다.

이 회사가 만드는 대표적 생활용품인 다목적 발효기 ‘미엘’은 식품을 발효시키고 발아(發芽) 기능을 갖고 있고 유용미생물 배양도 가능하다. 고구마 같은 작물을 건조시키고 유아용품과 주방용품 살균 기능도 있다. 판매 가격은 49만 원 선이지만 원가 절감 같은 노력을 통해 30만 원대로 내릴 계획이다. 회사 연 매출액 12억 원 가운데 2억 원을 차지한다.

농업용 액체 비료인 ‘대박’은 단백질, 아미노산, 황과 칼슘 같은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작물에 뿌리면 말 그대로 대박이 난다는 의미로 지은 제품명이다. 어민들을 괴롭히는 불가사리와 해파리를 주 원료로 사용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미생물 배양설비도 선호도가 높다. 고밀도 미생물 배양에 편리한 ‘GLa-007’은 농가는 물론이고 미생물을 자체 배양하는 축산 농가가 많이 찾는다. 지난해 4억 원어치를 팔았다.

야심작은 최근 출시해 인기몰이 중인 ‘건빵 메주’다. 지엘바이오의 한국행복미생물연구소(소장 장상권)와 메주 명인 박명주 씨가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건빵 메주는 가로 13cm, 세로 8cm, 두께 4cm에 무게는 300g 정도로 일반 메주보다는 작다. 모양은 건빵을 닮았다. 보관이 편리하고 냄새가 구수하다. 사계절 장을 담글 수 있다. 임 대표는 “전통 메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기능성을 한껏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천 용현농협(조합장 신재균)이 국산 콩으로 만든 메주를 지엘바이오가 납품 받아 판매한다. 건빵 메주(10개)와 소금 다시마 황태 숯 대추로 구성된 세트(15만 원)로 장을 담그는 데 10분 정도가 걸린다. 90일 발효한 간장과 된장의 염도는 14% 정도로 낮다. 기존 메주로 담그면 염도가 20% 이상이다.

지난해 시장 조사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영국과 미국 교민의 반응도 좋았다. 10월 25일부터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리는 제16차 세계한상대회를 건빵 메주의 수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홈쇼핑 방송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건빵 메주가 시장에서 선전한다면 올해 지엘바이오의 매출액은 2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매출액 100억 원을 돌파한다는 것이 임 대표의 목표다.

임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안경점 점원, 히트파이프 개발과 판매 같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실패도 있었다. 그러다 2011년 지엘바이오를 설립하고 연구진과 함께 신제품 개발에 몰두해 5건의 특허를 냈다. 한국의과학연구원 등과의 협업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는 “인체에 유익한 효소를 활용해 한식(韓食)의 규격화와 세계화를 선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1670-0688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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