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컨소시엄 구성할수 있게 해 달라” 금호타이어 주주協에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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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인수자금 마련 어려움 겪는듯… 주주협 “지금와서 룰 변경 곤란”
13일 中더블스타와 계약 예정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에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약 1조 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2일 주주협의회에 “개인 자격이 아니라 컨소시엄으로 조달한 자금도 인수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인정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주주협의회 차원에서 이 안건을 논의해 결과를 알려줄 것을 요청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중국의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를 놓고 인수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블스타는 본입찰에서 9550억 원을 매입가로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주주협의회는 13일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문제는 박 회장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이 더블스타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매각가를 제시하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주주협의회는 16일경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물을 계획이다.

단, 박 회장에게는 ‘계열사 자금을 동원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말고 박 회장 개인 자격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한이 붙어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최근 자본금 1억 원으로 금호인베스트라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마련을 추진해왔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박 회장의 요청에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더블스타처럼 일반 참가자격으로 본입찰에 참여했으면 컨소시엄 구성도 가능했지만, 박 회장이 지금에 와서 룰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이라는 메리트도 누리고, 컨소시엄 구성으로 재원 조달도 수월하게 하겠다는 것이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이유다. 게다가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운용원칙은 2010년 금호타이어 법정관리 당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이를 바꾸는 것은 논란이 될 수도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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