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재건축 양극화”…초과이익환수제 희비 엇갈려

  • 동아경제
  • 입력 2017년 3월 11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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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대기수요가 많은 독특한 시장입니다. 가격이 조금만 떨어져도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어 분위기가 나쁘진 않습니다.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려면 아직 시간이 있어서인지 문의도 많고 거래도 많습니다."(개포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

올해 수명이 다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제도로 인해 강남 부동산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 사업 진행이 원활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남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이 다가올수록 양극화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얻는 이익이 조합원 1인당 평균 3000만 원을 넘을 경우 이를 제외한 초과 금액을 최대 50%까지 세금으로 내도록 한 제도다. 지난 2006년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도입했다가 2013년 유예 결정을 내렸다.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집행이 유예됐지만 내년 1월부터 다시 적용된다.

이 때문에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잠원동 한신4지구, 대치동 대치쌍용1•2차 등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사업장들은 서울시의 35층 층수 제한을 수용하면서 올해 안으로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하려고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에 속도를 내는 재건축 단지들이 주변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포주공1단지, 개포주공1단지, 잠실주공5단지 등 인기사업장 위주로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반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107㎡은 지난해 10월 26억5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12월 23억8000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에는 25억 원까지 올랐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도 작년 10월 16억5000만 원에서 12월 14억2000만 원까지 하락했다가 지난달 15억9000만 원으로 반등했다.

개포주공 1단지는 올 초 관리처분계획안 준비를 위한 주민총회 소집 등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41㎡는 지난해 10월 10억1000만 원에 거래된 뒤 12월에는 가격이 9억4500만 원으로 내렸다. 올해 1월 9억7000만 원, 지난달에는 10억5000만 원으로 작년 10월 가격을 넘어섰다. 개포 1단지는 오는 5월 조합총회를 열고 강남구청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해 초과이익환수제에서 자유로운 개포주공 4단지도 가격이 다시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9억 원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35㎡는 12월 8억2300만 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9억 원대로 가격을 회복했다.

반면 재건축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가격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주민 찬성률이 30%대에 불과해 연내 사업추진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압구정 현대6차 전용 196㎡의 경우 지난해 10월 34억2000만 원에 팔리던 것이 올 초 32억 원으로 하락했고, 지난달엔 31억6000만 원에 매물이 거래됐다. 압구정 현대5차 전용 82㎡도 작년 10월 18억8500만 원에 거래되던 것이 올해 1월 18억9900만 원에 팔려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재건축 사업 진행속도가 빠른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회복되고 있으나 단지별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는 등 악재가 있어 하반기에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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