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탄핵소추위원단장 “태극기측도 우리 국민… 승자도 패자도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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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측 권성동 탄핵소추위원단장

“승복 필요” 10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헌법재판소가 인용한 직후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단장인 바른정당 권성동 의원이 “무조건적 승복이 필요하다”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승복 필요” 10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헌법재판소가 인용한 직후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단장인 바른정당 권성동 의원이 “무조건적 승복이 필요하다”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승자도 패자도 없다. 찬성과 반대로 분출된 에너지가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으로 승화돼야 한다.”

10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대통령 파면 결정을 직접 지켜본 바른정당 소속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자신의 심경을 담담히 밝혔다. 탄핵소추위원단장을 맡았던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불행한 헌정사를 눈앞에서 보게 돼 착잡하고 답답했지만 동시에 대한민국이 법치라는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민주국가라는 사실을 확인해 안도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주문 낭독 직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인사를 나눌 때까지도 권 위원장은 결정 내용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한다. 선고 직전 오히려 대통령 대리인단이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청하자 일부 국회 소추위원단은 “기각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권 위원장은 “결정문 낭독 초반에 세 가지 쟁점 사항에 대해 탄핵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할 때 (기각될까 봐) 전혀 두렵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탄핵소추위원 신분이라 공개 석상에서는 한 번도 내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공무원 임면권 남용, 언론 자유 침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은 완벽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탄핵 사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헌재의 만장일치 결정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은 했고 인용은 100% 확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20차례 탄핵심판 재판에 한 차례도 빠짐없이 참석해 누구보다 사건의 실체를 정확하게 들여다봤다”며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헌재에서 일련의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증언했을 때 탄핵 사건은 끝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던 분들을 폄하하거나 고립시킬 게 아니라 그분들도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국민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를 향해선 “특정인, 특정 세력을 위해 주장하고 행동하는 건 정치인으로서 자질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권성동#탄핵소추위원단장#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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