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래도 마지막에 웃었다…대만 11-8로 꺾고 WBC 조 3위로 마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2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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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말하면 치열한 명승부였고, 나쁘게 말하면 처절한 꼴찌 탈출전이었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마지막에 웃은 건 한국이었다.

한국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대만을 11-8로 물리쳤다. 양의지(두산)가 8-8로 맞선 연장 10회 1사 1, 3루에서 희생 플라이로 결승 타점을 올린 데 이어 곧바로 대타 김태균(한화)이 홈런을 때려내며 2점을 보탰다.

이날 한국은 4회초 공격 때 이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8-3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투수진이 야금야금 실점하면서 결국 8회에 8-8 동점을 허용했다. ‘끝판왕’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탈삼진 능력이 아니었다면 9회말 무사 2루 위기 때 끝내기 패배를 당할 수도 있는 상태였다.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이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이후 10년 동안 상대가 두려워 할만한 선발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며 우려한 대로였다.

투수만 세대교체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 김 감독은 “지도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앞으로 매년 국제대회가 있는 만큼 젊은 감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초반에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믿고 계속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2021년 WBC 때 지역 예선부터 시작해야 하는 수모에서 벗어났다. WBC 1라운드 각 조 3위는 다음 대회 본선에 자동 출전하지만 4위는 별도 예선을 거쳐야 한다. 이날 패배로 4위가 된 대만은 2013년 자국에서 1라운드 경기가 열린 제3회 WBC에 이어 두 번째로 예선부터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지역 예선을 치르게 되면 2020년 프로야구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네덜란드를 4-2로 꺾고 3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확정했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2승 1패)는 일본 도쿄로 건너가 12일부터 시작하는 2라운드 E조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이스라엘 포수 라이언 라바웨이는 타율 0. 556(9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서울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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