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기업맞춤형 강의’ 눈에 띄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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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반 10년간 400명 취업… 반도체 공정실습 등 직무교육 성과
기업주문반 확대 대기업 취업률 높여

9일 영진전문대 전자정보통신계열 엄재철 교수(가운데)가 반도체공정센터 실습실에서 SK하이닉스반 학생들에게 설비를 운영하는 방식 등을 설명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9일 영진전문대 전자정보통신계열 엄재철 교수(가운데)가 반도체공정센터 실습실에서 SK하이닉스반 학생들에게 설비를 운영하는 방식 등을 설명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지난달 영진전문대 전자정보통신계열을 졸업한 이진협 씨(24)는 2일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이 씨는 부산에서 4년제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군복무를 하면서 진로를 바꿨다. 그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는 대기업 주문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영진전문대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의 ‘SK하이닉스 주문반’이 10년간 400여 명을 취업시키는 성과를 냈다. SK하이닉스는 2007년 주문반 1기 40명을 전원 채용한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30여 명을 선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영진전문대 출신은 조직에 잘 적응하고 업무 능력이 뛰어난 데다 인성도 바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경영이 어려워도 매년 채용 규모를 비슷하게 이어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올해는 졸업생 40여 명 가운데 24명이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다른 학생들도 모두 국내와 일본의 반도체 기업에 취업했다. 영진전문대와 하이닉스는 2004년 반도체 공정 및 장비를 유지·보수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키로 하고 ‘주문식 교육’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대학은 전자정보통신계열 신입생 40명을 선발해 SK하이닉스반을 만들었다. 영진전문대는 SK하이닉스가 기증한 60억 원 상당의 반도체 공정 장비에 10억 원을 더 들여 반도체공정센터를 세웠다.

SK하이닉스반은 회사가 주문한 반도체 교과목과 마이크로세서, 장비제어기술 같은 과목을 2년간 81학점 이수해야 한다. 교수진도 반도체 분야에서 10∼20년 실무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했다. SK하이닉스 출신인 엄재철 지도교수(59)는 “학생들은 방학에도 반도체 공정 실습과 자격증 취득, 직무적성 교육을 받으며 업무 능력을 키운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반 출신 졸업생들은 매년 후배 사랑 장학금을 기부한다. 지난해까지 9688만 원을 기탁해 올해 1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반의 성공은 다른 기업주문반으로 이어져 대기업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최근 5년간 삼성 600명, LG 708명, SK 238명 등 국내 대기업에 3063명이 취업했다. 최재영 총장은 “신뢰와 실력을 바탕으로 산학협력을 한 결실”이라며 “학생과 기업 모두 만족하는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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