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주의보… 올해 환자 벌써 900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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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65% 늘어 대유행 우려… 20~40대 무료 예방접종 검토


올해 A형 간염 환자가 900명을 넘어서면서 지난해에 이어 A형 간염이 대규모로 유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 당국은 A형 간염에 취약한 20~40대 중 고위험군에게 한시적으로 무료 예방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A형 간염 환자는 907명(8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1, 2월 2개월 동안 보건 당국이 접수한 환자는 830명으로 A형 간염이 대규모로 유행한 지난해 같은 기간(501명)보다 65.7% 많다. 2012년 이후 연간 1000명 안팎을 유지하던 환자는 지난해 4678명으로 늘었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지난해 3월부터 환자가 급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환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A형 간염은 주로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 전파된다. 보통 감기처럼 몇 주 지나면 자연 치유되며 한 번 걸린 뒤에는 평생 면역력이 생긴다. 하지만 드물게 간이 심하게 손상돼 사망하기도 한다. 특히 20∼40대가 A형 간염에 취약하다. A형 간염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주로 발생한다. 50대 이상은 대부분 어릴 적 A형 간염을 앓아 항체가 있지만 위생 환경이 개선되면서 20∼40대는 성장기에 자연 면역을 갖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11∼2016년 6년간 발생한 A형 간염 환자의 88.3%가 20∼40대다.

A형 간염은 치료제가 없어 예방접종이 최선의 방책이다. 2015년부터 A형 간염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면서 2012년생 이후 출생아는 무료 접종이 가능하지만 성인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한시적으로 20~40대 중 A형 간염 환자 접촉자, 식품업계 종사자 등 전파 위험성이 큰 이들에게만 무료로 예방접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모든 20~40대에 무료 예방접종을 해주려면 수 조원대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a형 간염#유행#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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