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못했다고… 웃었다고… 거수경례했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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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향한 팬들 분노 쏟아져… 이대호 등 중심타선에 집중포화

국내 복귀를 결정하고 1월 30일 롯데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 당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확정됐던 이대호는 이런 당부의 말을 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나라 위해 정말 열심히 합니다. 성적은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어요. 성적이 좋으려면 운도 좋아야 하고 여러 가지가 다 맞물려야 합니다. 하지만 팬들은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선수들은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소속팀 전지훈련 가서 몸 만들어야 할 시기에 나라를 대표해서 열심히 준비해서 경기에 나갔다는 것에 대해 칭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대호의 걱정대로 부진한 성적을 바라보는 여론은 어김없이 싸늘하다. 불과 한 달여 전까지 한국 야구를 구원할 ‘메시아’처럼 칭송받았던 그는 이제 비난 여론의 중심에 있다. 2연패를 당하는 동안 4번 타자였던 이대호가 9타수 1안타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3번 타자 김태균(한화)은 2경기 내내 침묵했고 중심 타선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됐던 최형우(KIA)는 타격감을 찾지 못해 네덜란드전 후반 대타로 단 한 타석에 섰을 뿐이다. 셋이 합쳐 4년 334억 원(이대호 150억 원, 김태균 84억 원, 최형우 100억 원)의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기에 팬들의 비난이 거세다.

‘스마일 맨’으로 칭송받던 김재호(두산)는 벤치에서 웃었다는 이유로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김태균은 네덜란드 경기에 앞서 애국가가 나올 때 경찰청 복무 중인 이대은 옆에서 거수경례를 했다는 이유로 “국가대표가 장난이냐”는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8일 한국 야구대표팀 훈련 현장은 유달리 조용했다. 말없이 타격과 수비 훈련을 마친 이대호는 깊은 한숨과 함께 달리기만 반복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한국 야구 대표팀#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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