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내자, 3연패는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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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침울한 분위기 다잡고 훈련, 대만에 지면 다음대회 예선 치러야
김인식 “오늘 모든 것 쏟아붓겠다”
한국, 두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

“후배들 위해 최선 다하자”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8일 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2연패를 당해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9일 대만을 상대로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후배들 위해 최선 다하자”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8일 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2연패를 당해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9일 대만을 상대로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70)은 8일 낮 1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훈련을 앞두고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경기장 외야로 소집했다. 평소엔 없던 감독의 호출이었다. 선수들과 함께 둥그렇게 둘러선 김 감독은 “다음 대회에 출전할 후배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노(老)감독의 당부에 선수들은 연패로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도 결연한 자세로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김 감독이 평소 훈련 때 자주 하지 않던 미팅을 다 소집한 건 대표팀의 현주소 때문이다. A조에서 이스라엘, 네덜란드에 연패를 당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대표팀은 현재 다음 대회 본선 잔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만약 9일 대만과의 경기에서도 패배해 조 최하위가 확정될 경우 다음 대회 예선을 거쳐야 한다. 한국이 대만을 꼭 잡아야 하는 이유다.

총 16개국이 참가하는 WBC는 상위 12개국이 다음 대회 본선 진출권을 자동으로 얻는다. 하위 4개 팀은 파키스탄, 브라질 등 상대적 약체들이 참가하는 예선을 거쳐야 한다. 예선은 16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해 각 조 1위가 본선에 합류한다.

미팅 뒤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최하위로 떨어져) 예선부터 거치게 되면 다음 대회 코칭스태프가 부담을 느끼게 된다. 베테랑들에게도 후배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싹 다 쏟아 붓겠다”며 스스로도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김 감독은 연패에 대한 아쉬움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2009년 W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패한 것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았는데 이번에도 이스라엘 경기 1-1 상황에서 주자를 한 명 더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한 게 계속 기억날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승부의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 선수들은 아무 죄가 없다”며 패배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렸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감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김 감독은 “야구의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 수 위 야구를 경험한 선수들이 자신의 소속팀으로 돌아가 보고 느낀 것을 후배들에게 전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네덜란드는 이날 9회말 밀어내기 볼넷으로 대만에 6-5로 승리했다. 2승씩을 챙긴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은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두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인식#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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