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퍼들 해외 최다승 새 역사 쓸까

박인비-안선주-박성현(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KLPGA·KEB하나은행

박인비 비롯 LPGA 3경기 연속 우승
안선주 JLPGA 개막전 제패 출발 굿
2015년 ‘32승 합작’ 기록 경신 기대

한국여자골퍼들의 승전보가 쉬지 않고 울려 퍼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연이어 터진 우승 소식에 2017년 역대 최다승 합작이라는 새로운 기록 달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개막한 데 이어 이달 2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가 새 시즌에 돌입했다. 개막전으로 펼쳐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서 5일 안선주(30)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같은 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선 박인비(29)가 투어 복귀 2경기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를 비롯해 LPGA 투어에선 3경기 연속 한국선수들이 우승했다.

이 같은 분위기라면 해외(LPGA·JLPGA 투어)에서 역대 최다승 합작이라는 새 기록을 기대할 만하다. 한국선수들이 해외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때는 2015년이다. LPGA 투어에서 15승, JLPGA 투어에서 17승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LPGA 투어에서 9승에 그치는 바람에 26승(JLPGA 17승) 합작으로 마무리됐다.

● 박인비 부활에 박성현 합류로 막강 전력

올 시즌 초반 분위기는 2015년을 넘어 역대 최다승 합작의 기대를 한껏 드높이고 있다. 3월 초까지 LPGA 투어 3승, JLPGA 투어 개막전 우승으로 벌써 4승을 거뒀다. 특히 올해는 LPGA 투어에서 한 시즌 최다승까지 기대해도 좋을 만큼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여왕’ 박인비 귀환으로 힘이 실렸다. 박인비는 2013년 6승, 2015년 5승을 올렸다. 올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보여준 실력은 전성기를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컴퓨터 같다’는 퍼트가 완벽함을 되찾았다. 박인비는 타고난 감각을 바탕으로 자로 잰 듯 정교한 퍼트를 한다. 박인비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인 일명 ‘눈물 퍼팅’은 공이 홀 앞에서 멈출 듯하다가 눈물처럼 홀 안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붙여졌다.

박성현(24)의 합류도 힘을 더한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쓸어 담은 박성현은 올해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그리고 적응기간도 없이 데뷔전으로 치른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3위에 오르며 위협적인 모습을 과시했다.

기존 선수들의 실력은 여전하다. 호주여자오픈 우승자 장하나(25)와 혼다타일랜드 우승자 양희영(28)을 비롯해 김세영(24), 전인지(23), 유소연(27), 최운정(27), 최나연(30), 이미향(24) 등 당장 우승이 가능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올해 대회가 더 많아져 우승 기회가 늘어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LPGA 투어에선 올해 4개 대회가 신설됐다.

● 1988년생 앞세워 20승 도전

JLPGA 투어에선 2015년과 2016년 한국선수들이 잇달아 17승을 합작했다. 올해도 그 이상의 활약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선주의 개막전 우승은 신호탄이다. JLPGA 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은 두려운 존재다. ‘1988년생 동갑내기’ 이보미, 김하늘, 신지애, 그리고 베테랑 전미정(35)과 이지희(38)가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이보미는 최근 2년 동안에만 12승을 휩쓸었다. 3년차에 접어든 김하늘은 지난해 2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적응을 마쳤고, 신지애는 2014년 J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뒤로만 10승을 달성했다.

여기에 KLPGA 투어에서 4승을 올린 이민영(25)과 윤채영(30), 그리고 틈틈이 일본무대를 뛸 안신애(27)도 우승을 노려볼 만한 실력파다.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지만, 배희경(25)과 정재은(27)도 올해는 우승을 위해 더욱 뜨거운 샷을 날리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