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5도 주민들 “인천 여객선 야간운항 재개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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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선 야간운항과 형평 안 맞아” 백령도 등 주민 1200여명 청원서
옹진군도 야간운항 조항 신설 제안

6일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 도착한 여객선에서 내린 승객들이 터미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안부두에서는 서해5도를 비롯해 덕적도와 이작도 등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여객선을 탈 수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6일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 도착한 여객선에서 내린 승객들이 터미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안부두에서는 서해5도를 비롯해 덕적도와 이작도 등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여객선을 탈 수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김민숙 씨(46·여)는 매달 한 차례 이상 여객선을 타고 육지에 나온다. 인천 도심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먹을 밑반찬을 만들고 집안 청소도 해주기 위해서다. 봄이면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에 서둘러 일을 끝내고 당일 백령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지만 적어도 1박 2일은 각오해야 한다.

인천 연안부두∼백령도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은 2척. 모두 오전에 연안부두를 출발해 낮 12시∼오후 1시경 백령도에 도착하면 즉시 승객을 태우고 다시 연안부두로 돌아온다. 다시 말해 오후 시간대 백령도로 출발하는 여객선이 없다. 결국 인천 도심에서 볼일을 봐야 하는 백령도 주민들은 낮에 여객선을 타 오후 5∼6시경 인천에 도착하면 하룻밤을 지낼 수밖에 없다. 기상악화로 여객선이 결항하기라도 하면 인천에서 며칠씩 발이 묶인다. 승객이 몰려 배를 못 타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김 씨는 “여객선이 육지에 나오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서해5도 주민은 경제적 손해를 감내하면서도 평등한 교통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해5도 주민들이 인천을 오가는 여객선의 야간 운항을 요구하고 나섰다.

백령도와 대·소청도, 대·소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 1200여 명은 최근 ‘서북도서 여객선 야간 운항 제한을 풀어 달라’는 청원서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정부는 2007년 섬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정주(定住) 여건 개선 등을 이유로 여객선 야간 운항을 허용했지만 서해5도는 접경 지역이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야간 운항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해5도를 오가는 화물선은 야간에도 운항하는데 여객선만 통제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 화물선과 비슷한 규모의 여객선은 야간에도 다닐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해5도행 여객선은 여름 휴가철이나 명절 같은 성수기 특별수송기간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주간 운항만 허용되고 있다. 짙은 안개가 끼거나 파도가 높아 당일 오전 여객선 출항이 통제됐다가 오후 늦게 기상이 좋아져도 야간 운항 통제라는 규정에 발목이 잡힌다.

옹진군도 인천해수청에 ‘여객선이 야간 운항에 필요한 안전장비와 시설 등을 갖추면 운항을 허용해 주는 조항을 신설해 줄 것’을 제안해 놓았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여객선은 서해5도 주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유일한 교통수단”이라며 “지정된 항로와 선박 운항 절차 등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야간 운항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 여객선#여객선 야간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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