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라고 했다” vs “한적 없다”…차은택·최순실 측근 법정서 진실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8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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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이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중국에 머물면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측과 나눈 대화내용을 놓고 법정에서 진실 공방을 벌였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차 씨 등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44)는 ‘(차 씨가) 총대를 매야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답변했다. 차 씨는 “중국 체류 중 김 전 사무부총장이 전화를 걸어와 ‘형이 안고 가야 된다’ ‘형이 십자가 매야 된다’ ‘최 씨와 나(김성현)는 가볍게 가야 된다’ 등의 이야기를 수차례 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반박한 것이다.

김 전 사무부총장은 “당시 차 씨가 최 씨가 자신에게 다 뒤집어씌우려 한다며 도와달라고 해서 수차례 연락을 했다”며 “(차 씨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할 이유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또 “차 씨와의 통화에서 ‘차 씨가 귀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최 씨의 말을 전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차 씨는 직접 김 전 사무부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에 나서 “내가 중국에 있을 때 전화로 분명히 ‘형, 회장님(최순실)이 저(김성현)는 가볍게 가야 된대’라고 말했다”며 “(그런 이야기가) 한두 차례도 아니고 10여 차례였다”고 주장했다. 김 전 사무부총장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자 차 씨는 “진술이 틀리면 위증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재판부는 차 씨가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남을 위해 살겠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날 최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차 씨는 법정에서 눈물을 보이며 최 씨에게 잘못을 인정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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