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교육비-미세먼지 등 반영 ‘삶의 질’ 지수 나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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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삶의질학회, 15일 첫 공개
GNI 등 경제성장 위주서 벗어나… 80개 지표로 생활 만족도 평가

국민의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치로 환산한 종합지수가 이달 처음으로 공개된다. 국민 개개인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 개발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지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7일 관계 부처와 학계에 따르면 통계청과 ‘한국삶의질학회’는 이달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GDP를 넘어서, 쟁점의 이행 실태와 도전 과제’라는 주제로 공동 개최하는 국제회의에서 ‘삶의 질 종합지수’(가칭)를 발표할 예정이다.

삶의질학회 측은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디지털 경제, 가사노동, 공유 경제 등은 성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양적 성장만을 반영해 다방면의 사회·환경 측면을 포착하지 못하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삶의 질을 정교하게 측정하는 통계를 만들어 국민 삶의 수준을 높이는 정책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지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삶의 주관적 수준을 보여주는 다양한 간접 통계들이 공표된 적은 있지만, 이를 종합분석해 점수를 매기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캐나다의 웰빙지수(CIW) 정도가 삶의 질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삶의 질 종합지수’는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생성되는 과정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통계청이 2012년부터 삶의 질을 보여주는 지표로 선정해 발표 중인 12개 분야의 80개 지표를 토대로 계산한다. 2006년 삶의 질 지수를 100으로 놓고 그때보다 수치가 올랐는지 떨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삶의 질 종합지수에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 고용률 등 양적 경제지표와 함께 지니계수, 상대적 빈곤율 등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들도 반영된다. 사교육비 지출액, 여가비 지출 비율, 미세먼지 농도 등 개개인 삶의 수준을 보여주는 수치들도 지수 산출에 활용한다. 여기에 삶에 대한 만족도, 대인·기관 신뢰도, 부패인식지수 등 설문조사를 통해 뽑아내는 정성(定性) 지표들도 들어간다. 종합지수 산출 작업은 삶의질학회가 하지만, 지수를 만드는 데 활용되는 모든 지표와 수치는 통계청이 제공할 예정이다.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학계가 공동으로 발표하는 삶의 질 종합지수가 관련 논의를 확산시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준 삶의질학회 회장(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은 “더 나은 삶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큰 만큼 대선 과정에서 삶의 질 향상에 대한 다양한 토론과 논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올해 12월부터 국세청 소득자료를 반영한 신(新)지니계수를 공개하기로 했다. 지니계수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뜻한다. 통계청은 가계 동향 조사 때 집계한 소득을 근거로 지니계수를 발표했지만, 고소득층의 소득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통계 착시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통계청#삶의질학회#사교육비#미세먼지#삶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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