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치권 右風 부채질하는 女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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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르펜-獨 페트리-호주 핸슨, 극우 어젠다 감성적 전달 인기몰이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와 미국 대선을 강타한 포퓰리즘 바람의 영향으로 유럽 등에서 극우 정당이 약진하는 가운데 여성 정치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극우 정당은 그동안 성 평등이나 육아 이슈에 소극적이어서 여성 정치인의 활약이 드물었지만 이젠 분위기가 바뀌었다.

대표적인 인물은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 우선주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 상위 1, 2위 득표자가 겨루는 결선투표 진출이 확실시되자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까지 나서 “르펜이 승리할 위험이 있다. 프랑스는 극우에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음을 낼 정도로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당수는 세련된 외모와 성공한 워킹맘 이미지로 유권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네 아이의 엄마로 화학자, 기업인, 정치인 등 화려한 경력을 쌓은 그는 2015년 남편과의 이혼을 밝히면서 동시에 같은 당 정치인과의 연애 사실을 당당히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 시사교양지 뉴요커는 “유권자들이 페트리의 카리스마에 매료된 듯 보였다. 유세장이 연예인 투어 같았다”고 전했다.

여성 정치인들은 극우 어젠다를 거칠게 표현하는 남성들과 달리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편이다. 호주 극우 정당 ‘원네이션’의 당수 폴린 핸슨은 이민자 테러로 인한 불안을 강조해 범죄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려는 엄마들의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원네이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전체의 10%였다. 1.3%였던 지난해 7월에 비해 8배 이상으로 급등한 것이다. 일각에선 극우 여성 정치인이 성 평등 문제에 둔감하고 자신의 여성성을 지나치게 활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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