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몇개 안 남았습니다”… 희소성 강조 늘 통하는 건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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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의 크림치즈 과자 브랜드 ‘끼리’와 커피 브랜드 ‘콜드브루’의 인기에는 희소성 전략이 한몫했다. 맛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오직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는 희소성이 젊은이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은 희소한 것은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A상품이 구하기 힘들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왜 구하기 힘들지?’란 생각을 하다 자연스레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고 있다’고 추론한다. 이어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는 것은 품질이 좋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희소성은 수요가 높기 때문이 아니라, 공급이 적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의 인기가 높아서가 아니라, 수량이 적어 희소성이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경우 희소성 효과가 줄어들까.

캐나다 맥길대와 건국대 공동 연구진은 미국과 캐나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2개 그룹으로 나뉘어 한쪽은 희소성 광고 문구(‘서두르세요. 제한된 수량만 남았습니다’)가 포함된 광고에, 다른 한쪽은 희소성 문구가 빠진 광고에 노출됐다. 연구진은 광고에서 제품의 희소성이 언급됐을 때 사람들이 해당 제품을 더 긍정적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후속 실험 결과는 더 흥미로웠다. 연구진은 희소성을 강조하는 광고 문구에 노출되기 전, 한 그룹에만 뉴스위크 기사를 읽게 했다. 최근 이케아가 운영하는 물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였다. 이 기사를 읽고 난 뒤 실험 대상자들은 이케아에서 판매하는 소파에 대해 희소성을 강조하는 문구가 담긴 광고를 봤다. 그 결과, 기사를 읽은 그룹에서는 희소성을 강조하는 광고 문구로 인한 호감도 상승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제품의 희소성이 공급 이슈 때문이라고 판단되면 희소한 제품이라고 해도 호감도가 덜 나타나는 것이었다.

이처럼 최근 연구들은 희소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마케터들은 이 같은 연구를 참고해 희소성 광고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경영의 지혜#경영#리더#희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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