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눈] 이런 WBC 대표팀으로는 어렵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8일 05시 30분


한국 WBC대표팀이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2차전 네덜란드와 경기를 가졌다. 0-5 영봉패를 당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한국 WBC대표팀이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2차전 네덜란드와 경기를 가졌다. 0-5 영봉패를 당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야구는 많은 득점을 뽑아내는 팀이 이기는 스포츠다. 6일 이스라엘전에서 10이닝 동안 1점을 뽑은 대표팀은 7일 네덜란드전마저 9회까지 단 1점도 얻지 못하는 빈공에 그치며 충격적인 2연패를 당했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회 대회에 이어 또 다시 1라운드 탈락 일보직전에 몰렸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처음으로 이 대회를 유치한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1,2차전 통틀어 19이닝 1득점. 믿을 수 없는 타선불발이 너무 아쉽다.

한국 WBC대표팀이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2차전 네덜란드와 경기를 가졌다. 더그아웃.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한국 WBC대표팀이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2차전 네덜란드와 경기를 가졌다. 더그아웃.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최정예 대표팀이 아니면 예선통과 어렵다

더욱 강한 대표팀이 필요하다. 2006년 WBC 1회 대회 4강, 2009년 WBC 2회 대회 준우승의 영광은 이제 옛말이 됐다. 최정예멤버를 갖추지 못하면 이제 1라운드 통과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부모와 조부모 국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대회규정상 앞으로도 WBC에서 마주치게 될 상대 국가들은 더욱 강한 팀을 구성할 수 있다. 반면 1,2회 WBC 때보다 약한 전력으로 평가된 대표팀은 3,4회 WBC에서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해외파의 합류와 대표팀 주전선수들의 참가가 절실하다. 메이저리거 5명이 포진한 네덜란드는 역시 강했다. 선발 밴덴헐크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홈런 2개를 터트린 타선의 힘도 대단했다. 안드렐톤 시몬스와 조너선 스쿠프, 잰더 보가츠가 버틴 내야수비는 듣던 그대로 탄탄했다. 한국이 WBC에 참가한 이래로 시작부터 힘에서 밀리며 완패한 경기는 네덜란드전이 처음이었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쉽게 이기기 힘든 상대 중의 한 팀이 됐다.

WBC 대표팀 김태균-이대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WBC 대표팀 김태균-이대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찬스에 얼어붙은 대표팀 타선

찬스에서 득점을 못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스라엘전과 마찬가지로 공격의 활로가 열리지 않았다. 2회 무사 1루에서 손아섭, 3회 1사 1·2루에서는 서건창이 병살타를 때렸다. KBO리그에서 가장 병살타가 적은 타자들이라 아쉬움이 컸다. 4회 2사 2루와 5회 무사 2루 기회마저 모두 놓쳤다. 안타는커녕 9회까지 진루타가 단 1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상대투수의 호투를 칭찬하기 전에 대표팀 타선의 대응이 아쉬웠다.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는 상대투수의 어떤 구종을 공략할지 세밀하게 준비한다. 지면 사실상 1라운드 탈락인 네덜란드전에서 대표팀의 노림수는 보이지 않았다. 기대했던 김태균-이대호 중심타선이 16타수 1안타로 침묵한 것이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쳤다.

WBC 대표팀 차우찬.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WBC 대표팀 차우찬.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투수들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선발 우규민은 1회 시작하자마자 주릭슨 프로파르에게 2점홈런을 맞았다. 곧바로 보가츠에게 3루타를 맞고, 무사 3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추가실점 없이 막았다. 3.2이닝 3실점. 우규민은 나름 침착함을 유지했고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승부를 기대케 하는 3점차의 출발이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차우찬은 2경기 연속 무실점이었다. 원종현과 심창민도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윤석민(KIA), 봉중근(LG) 같은 과거 WBC에서 한국야구의 강세를 이끌었던 강한 선발투수의 필요성은 부인할 수 없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라는 최고 마무리투수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기회는 오지도 않았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연속 실패는 ‘앞으로 WBC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알게 해줬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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