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남과 여②] 손끝에 네가 있어∼ 나나나나빌레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8일 06시 57분


걸그룹 여자친구. 사진제공|쏘스뮤직
걸그룹 여자친구. 사진제공|쏘스뮤직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 보는,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여자친구 네 번째 미니앨범 ‘어웨이크닝’

● 3월6일 발표
● 타이틀곡 ‘핑거팁’ 등 6곡 수록

‘학교 3부작’과 첫 정규앨범 활동을 마친 여자친구가 ‘성장’ ‘변신’을 키워드로 ‘제2막’의 시작을 알리는 앨범. 제목 ‘어웨이크닝(THE AWAKENING)은 ‘자각’, ‘각성’이라는 뜻으로, ‘사랑에 눈뜨다’는 의미. 전작까지 ‘소녀들의 성장’이란 틀 안에서 정체성을 이야기했다면 지금부터는 ‘성장한 소녀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계획. 데뷔곡부터 함께 작업해온 이기용배가 프로듀싱했다.


● 알쏭달쏭

애매하다. 타이틀곡 ‘핑거팁’은 “탕탕탕” 귓가를 때리는 총소리(가사)가 인상적이지만, 정작 이거다 싶은 ‘한 방’이 없다. 달라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을까. 음악적으로나 대중적으로 한층 더 성장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물러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네 번째 미니앨범 ‘어웨이크닝’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언가에 쫓겨 달아나는 것처럼 조급함을 안겨준다.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바람의 노래’, ‘비행운’, ‘나의 지구를 지켜줘’, ‘봄비’, ‘핑’ 등 총 6곡도 통일감 없이 산만하다. 좋은 말로 표현하자면 “다채롭다”고 해야겠지만, 여자친구만의 색깔이 없어져 아쉽다.

이들은 이번 앨범을 통해 데뷔 후 줄곧 내세운 ‘교복 3부작’ 시리즈를 끝내고 외형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여자친구의 변화와 성장을 담아 앨범 제목도 ‘자각’, ‘자성’이라는 뜻의 ‘어웨이크닝’으로 표현했다. ‘사랑에 눈뜨다’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겼단다.

이런 목표에 따라 교복을 입은 청순한 소녀의 매력을 강조해오다 파워풀한 여성으로 변신했다.

곡 장르도 처음 도전한 펑키 디스코 록이다. 이들의 히트곡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 등을 만든 듀오 프로듀서인 이기, 용배가 작곡, 작사, 프로듀싱을 맡았다. 신기하게도 곡의 장르는 달라졌지만, 신곡 중간 중간에 히트곡 가운데 한 구절, 한 구절이 떠오르는 건 전작이 워낙 크게 인기를 얻어서일까. ‘손끝에 네가 있어’(핑거팁) 다음 구절은 왠지 ‘나나나나빌레라∼’(너 그리고 나)라는 가사가 저절로 나올 것 같은….

결국 “차별화”를 내세우며 변신을 시도했지만 정작 차별화가 모자라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가 됐다.

■ 평점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 히트다 히트
말이 필요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 알쏭달쏭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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