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부는 새 1번타자 ‘버나디나 효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7일 05시 30분


KIA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 1번타자로 새 외국인선수 버나디나를 점찍었다. 공수주 기량은 물론 선구안까지 갖춘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버나디나가 몰고 온 새바람과 함께 KIA 타선엔 변화의 움직임마저 포착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KIA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 1번타자로 새 외국인선수 버나디나를 점찍었다. 공수주 기량은 물론 선구안까지 갖춘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버나디나가 몰고 온 새바람과 함께 KIA 타선엔 변화의 움직임마저 포착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KIA는 지난 3년간 ‘효자 용병’으로 불린 브렛 필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팀 타선 구성을 감안해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새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로저 버나디나(33)는 KIA 코칭스태프가 원했던 유형과 딱 맞아 떨어지는 외국인선수였다.

KIA 버나디나.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버나디나.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 KIA 타선 재편의 핵심, 숨통 트인 1루

버나디나는 올 시즌 KIA의 새 리드오프를 맡는다. 외인 1번타자가 낯설 수 있지만,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선 버나디나가 반드시 필요했다. 일단 필이 버티고 있던 1루 자리에 숨통이 트였다. 지난해 나란히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김주형(19홈런)과 서동욱(16홈런)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둘은 지난해 많은 포지션을 오갔다. 서동욱은 안치홍의 복귀 전 주전 2루수를 맡았지만, 1루와 외야까지 책임졌다. 김주형 역시 1루와 3루, 그리고 외야수로 나가면서 출장기회를 늘려갔다. 여러 포지션을 겸하게 한 건 기회를 더 주기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와도 같았다.

이제 둘은 1루라는 자리를 공유하면서 안정적으로 출장기회를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물론 버나디나를 포함해 새 4번타자 최형우를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하면서 외야 교통정리가 필요하게 됐다. 특히 기존 좌익수 김주찬은 우익수 이동과 1루 겸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KIA의 미래로 떠오른 노수광, 김호령은 백업으로 경쟁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또한 최형우~버나디나~김주찬으로 이뤄진 주전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선 지명타자 나지완의 외야 수비 투입도 종종 필요하다. 실제로 김기태 감독은 나지완에게 수비훈련을 게을리 하지 말 것을 직접 주문하고 있다.

KIA 버나디나.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버나디나.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 공수주 모두 갖춘 버나디나, 라인업 다양화까지

이 모든 게 버나디나가 김기태 감독과 코치진이 원했던 선수였기에 가능해진 시나리오다. 외국인타자 시장에서 필 대신 ‘발 빠른 외야수’를 요구한 건 라인업의 완벽한 재편과 함께 새 1번타자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버나디나는 실제로 보니 공수주가 모두 뛰어나다. 빠른 발로 수비범위가 넓은데다 타구 판단도 좋고, 강한 어깨로 송구도 정확한 편이다. 주루와 수비능력은 물론이고, 좋은 스윙을 가졌는데 타석에서 선구안도 좋더라.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외국인선수에 대한 편견을 깨줬다”고 칭찬했다.

이제 남은 건 버나디나의 짝인 2번타자 찾기다. KIA 코칭스태프는 상황에 맞게 버나디나의 짝을 기용할 생각이다. 작전수행능력이 좋은 타자, 강력한 중심타선(김주찬~최형우~나지완~이범호)을 위한 출루율 높은 타자, 혹은 강한 2번타자까지 라인업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벌써부터 ‘버나디나 효과’가 느껴지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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