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4발 기습 발사…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미사일 가능성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6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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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탄도미사일 4발을 기습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12일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2형’을 발사한지 22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7시 34분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4발을 약간의 시차를 두고 동해상으로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각각 1000여km를 날아가 동해상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4발 가운데 3발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다.

군 당국은 중단거리 미사일인 노동 또는 스커드-ER, 중거리미사일인 무수단 또는 북극성-2형을 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미사일 종류에 대해 분석 중이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미사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3일 한미 양국이 1일부터 시작한 연합 훈련인 독수리훈련(FE)에 반발해 “북극성-2형만이 아닌 새 형(새로운 형태)의 주체적 전략무기(미사일 지칭)들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오를 것”이라며 또 다른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를 예고한 바 있다. 앞서 북한은 독수리훈련에 반발하며 인민군 총참모부(합참 격) 대변인 담화를 통해 ‘초강경 조치’를 할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이나 KN-14를 사상 최초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합참은 ICBM일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합참은 이날 “미사일의 비행 최대 고도 260km였다”고 밝혀 최대 고도가 수천km 이상에 달하는 ICBM일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해 비슷한 사거리를 비행하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공개함으로써 미사일 사거리와 낙하지점을 자유자재로 조정해 남한은 물론 주일미군기지를 언제라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5일에도 스커드-ER 3발을 1분 내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해 일본 EEZ 내 거의 비슷한 구역에 낙하시키는 방식으로 미사일 기술의 진일보를 과시한 바 있다.

한편 군 당국은 독수리훈련이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 ‘폭주’를 강행할 것으로 보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독수리훈련 기간인 3월 7일~4월 말 스커드 및 노동, 300mm 방사포, 무수단, 지대공미사일(KN-06),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총동원해 9차례에 걸친 ‘릴레이 발사체 도발’을 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외교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노골적 위반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안전에 대한 엄중한 위협으로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이 최근 화학무기(VX)를 사용해 김정남을 살해한 데 이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폭주를 계속하겠다는 무모함을 드러냈다”며 “북한은 반복된 도발과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고립과 자멸을 재촉할 뿐이라는 점을 깨달아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대북 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고 우방국과 강력한 독자제재를 통해 북한이 감내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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