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표팀에 WBC란… ‘뿌리 찾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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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출신 1명뿐이지만 ‘유대인 혈통’이라는 이유로 참여
일부는 예루살렘 등 성지 방문도

WBC 이스라엘 대표팀 마스코트 멘치(왼쪽).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WBC 이스라엘 대표팀 마스코트 멘치(왼쪽).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이스라엘 팀 더그아웃에는 사람 크기의 대형 인형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 이 인형은 제리 와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의 공식 인터뷰 때도 자리를 지켰다.

유대인들의 전통 복장을 입은 이 인형의 이름은 멘치(Mensch)다. 이스라엘 대표팀의 내야수 코디 데커는 “멘치는 우리 팀의 마스코트이자 팀의 일원이다.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멘치는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때부터 팀과 동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사상 처음으로 WBC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스라엘 팀 선수들에게 이번 WBC는 단순한 국제 대회가 아니다. 선수들은 “우리의 뿌리를 찾는 여행”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스라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28명의 선수 가운데 슐로모 리페츠만 이스라엘에서 태어났다. 나머지 27명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이스라엘을 대표하고 있다. WBC는 많은 국가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표 선수 자격을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국적(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요건만 갖추면 그 국가의 대표선수로 뛸 수 있다. 또 선수의 부모나 조부모 중 한 명이 특정 국가의 시민권을 얻은 적이 있어도 그 국가의 대표로 뛸 수 있다. 이들 중 몇몇은 지난해 이스라엘 현지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예루살렘 등 여러 곳의 성지를 방문했고, 현지 유소년 야구 선수들에게 야구를 가르쳤다.

이스라엘 국민들과 미국 내 유대인들은 이 대표팀에 전에 없던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스라엘 대표팀의 이야기는 현재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WBC가 끝난 뒤 ‘헤딩 홈(Heading Home·집을 향해)’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스라엘 대표팀#wbc 이스라엘 대표팀 마스코트 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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