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아의 보금자리’서 펄벅 44주기 추모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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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부천에 소사희망원 세워… 혼혈아들 기술교육-사회진출 도와

“앞으로 편견 없는 세상이 오니 미국에 가지 않고도 여기(한국)서 살 수 있다.”

소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펄 벅 여사(1892∼1973·사진)가 경기 부천시에 혼혈아를 위한 복지시설 ‘소사희망원’을 설립한 뒤 혼혈 가수 정동권 씨(62)에게 건넨 말이다. 정 씨는 소사희망원(현 펄벅기념관)에서 자랐다. 그는 4일 부천시 성주로 펄벅기념관에서 열린 ‘펄 벅 서거 44주기 추모식’에서 자작곡 ‘연꽃처럼 뿌리내려’를 불렀다.

4일 경기 부천시 성주로 펄벅기념관에서 열린 ‘펄 벅 서거 44주기 추모식’에서 혼혈 가수 정동권 씨(오른쪽)와 김만수 부천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동상 앞에 헌화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4일 경기 부천시 성주로 펄벅기념관에서 열린 ‘펄 벅 서거 44주기 추모식’에서 혼혈 가수 정동권 씨(오른쪽)와 김만수 부천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동상 앞에 헌화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이날 추모식에는 김만수 부천시장과 강필국 한국혼혈인협회장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 부지혜 씨가 진행했다. 김 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펄 벅 여사가 부천에서 평화와 박애정신을 실천했다”고 말했다.

40여 년간 중국에서 살던 펄 벅 여사는 1965년 한국에 펄벅재단을 설립했다.

그리고 1967년 유한양행으로부터 기증받은 소사공장에 소사희망원을 세웠다. 소사희망원은 1976년까지 혼혈아 2000여 명에게 미용과 양장 기술을 가르쳐 사회 진출을 도왔다.

가수 인순이도 소사희망원 출신으로 알려졌다. 펄 벅 여사는 1960년부터 3년간 한국에 머물며 ‘살아 있는 갈대’ ‘새해’ 등 한국 관련 소설 3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부천시는 2006년 소사희망원 자리에 ‘부천 펄벅기념관’을 지어 펄 벅 여사의 박애정신을 기리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기념관에는 그의 서적과 초상화, 타자기 등 유품 3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부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펄벅#소사희망원#혼혈아의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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